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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5.04.16 17:52:58
  • 최종수정2015.04.16 17:52:58

황상현

음성경찰서 경무과 경무계장

한국 사람들의 '빨리 빨리' 문화는 한국을 방문해 본 외국인이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다. 어떤 사람은 역동적이라고 표현하고 어떤 사람은 정신없다고 이야기 한다.

배고픈 시절, 하나라도 더 만들고 더 빨리 심어야 했으니 급격한 경제발전 과정에서 자연스레 생긴 현상일 수도 있다. 더군다나 세계는 무한 경쟁시대에 돌입,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스피드는 축구 경기에만 유용한 패턴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경쟁과 속도가 우리 삶을 지배하는 기준이나 목표가 되어야 하는지는 사회 구성원 전체가 심사숙고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KTX를 타고 가면서 창밖 풍경을 바라본다고 생각해 보자. 들판에 노란 민들레가 피기 시작했는지, 어린 손자를 데리고 나온 할아버지가 손자의 애교에 너털 웃음을 짓는 모습은 목격할 수 없을 것이다.

속도와 비례해서 사회구성원들의 소외, 박탈감 또한 커지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할 것이다. 사회적 부와 권력은 지름길 또는 속도의 다른 이면일 것이다. 경제적으로는 잘 살지 못하지만 행복한 나라가 여럿 있음을 우리는 알고 있다.

액수는 많지 않아도 노란 봉투에 도톰하게 월급을 받았던 세대는 그 시절을 많이 그리워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월급 통장으로 입금되었다가 자동으로 이체되는 편리한 시스템에서는 그 행복감을 느끼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 사회는 '빨리 빨리' 소중한 미덕을 잃어버리고 있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지역 경찰들의 애로사항을 들어보면 아주 사소한 문제나 시비가 큰 싸움으로 번지고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경우가 더욱 빈발하고 있다고 한다.

경찰은 국민들의 뜨거운 가슴 언저리에서 밤 낮 함께 하는 직업이라 사람들의 울분, 분노를 가장 빨리 쉽게 알아 챌 수 있다. 이미 오래 전부터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는 잘못된 풍조가 스며들어 있는 마당에 우리가 '빨리 빨리' 서두르면서 잃어버린 것을 자각하고 공유해야 할 것이다.

존중과 배려, 당연한 것이지만 요즈음은 미덕이 되어버린 것들. 인간에 대한 사랑 없이 우리 사회가 발전하기란 한계가 있을 것이다. 이미 사회로부터 소외와 박탈감을 느낀 구성원에 의한 묻지마 범죄나 '분노조절장애'라는 단어를 통해 사회구성원간의 불신과 좌절이 사회문제화 될 수 있음을 경고 받고 있는 것이 지금의 한국 사회다.

존중과 배려는 사회적 시스템에 의존하기 보다는 구성원 각자가 스스로 실천함으로써 가능하다. 우리가 화장실에서 줄을 서거나, 은행 365 코너에서 줄을 서 있다보면 급해 보이는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 우리는 언제부터 한 줄 서기가 있었는지 가물가물해졌다.

구체적으로 일일이 존중과 배려의 모습을 나열하지 않더라도 손해보는 것 같아 짐짓 모른 채 외면한 일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외면하면서 조금이라도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면 앞으로는 내가 먼저 행동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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