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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욱

충북도립대학 디지털경영정보과 교수

연식이 되긴 됐나보다. 하기사 내 나이면 자동차로 치면 20만 정도는 달린 셈이다. 요즘 자동차가 워낙 잘 만들어져서 그렇지 옛날에는 10만 정도만 되도 폐차였다.

사람을 자동차에 비유해서 좀 그렇지만 워낙 의술이 발달되고 개인별로 건강관리들을 잘 해서 그렇지 예전 같으면 벌써 묘 자리 잡아 둘 나이였다.

그래 그런지 요즘 친구들을 만나면 이젠 다 하나씩 질환을 가지고 있다. 제때 엔진 오일도 잘 갈고 관리 잘 한 친구들은 아직 건강하다고 큰 소리 치지만 타이밍 벨트 교환할 때도 되었고 그럭저럭 폐차를 향해 걸어가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부러운 것은 요즘 젊은 층들은 타이밍 벨트를 안 갈아도 되도록 건강하게 태어나고 잘 먹고 자란 세대이지만 우리 세대는 타이밍 벨트를 갈아주어야만 하는 세대이다.

그건 그렇고 예전에 친구들을 만나면 소백산맥(소주 + 백세주 + 산사춘 + 맥주)을 한 사발 만들어놓고 누가 이것을 짧은 순간에 '원 샷'으로 마시냐는 시합을 하곤 했는데 요즘 이런 짓 하는 친구는 단 한 명도 없다.

그저 폭탄주 몇 잔만 마셔도 필름들 다 끊긴다. 더 재미있는 것은 이제 친구들의 직업이 극과 극이라는 사실이다.

아직 직장에 살아남은 친구들은 누구나 부러워하는 위치와 지위를 가지고 있다. 그 밑 수준이 퇴직하여 조그만 회사를 운영하는 친구들이고 더 안 좋은 경우는 퇴직금으로 자영업을 하고 있는 친구들이다.

연말 모임에 참석해 보면 친구들이 앉아 있는 자리가 모두 그룹핑 되어 있다. 같은 공부를 했어도 지금 내 나이가 되니 모든 것이 다 다르다.

아무튼 잘 나가는 친구들은 자기들끼리만 앉아있고 별 볼일 없는 위치에 있는 친구들은 지들 끼리 뭉쳐서 앉아있다. 더 가슴이 아픈 것은 직장 나와 퇴직금으로 자영업 하는 친구들이다.

이 자리가 가장 풀 죽어 앉아 있다. 그래도 이 계층에 있는 친구들이 회비는 제일 잘 낸다. 자격지심이라 그런 것인지 모르겠지만 회비 납부율은 이 들이 제일 높다. 남들이 부러워하는 위치에 있는 친구들의 회비납부율이 제일 안 좋다.

아마도 매일 자기 돈이 아니고 판공비로 사용하는데 익숙해서 그런지 자기 돈으로 납부해야 하는 회비에 대해 가장 안 내고자 발버둥 친다. 게다가 얄미운 것이 2차를 가도 통상 모임이 주말이다 보니 판공비를 사용 못 한다고 발뺌을 한다.

평일이면 판공비 써도 되는데 주말이니 안 된다고 또 합리화한다. 그럼 자기 돈 쓰면 되는데 노래 몇 곡 부르다보면 말도 없이 몰래 집으로 줄행랑을 친다.

결국 남은 사람들 중 한 명이 2차 술값을 내는 경우가 태반이다. 이 친구 집에 가면 집사람에게 무지하게 얻어터지겠지만 술기운에 낸 것을 어쩌겠나·

그건 그렇고 얼마 전 중학 친구가 오랜만에 연락이 왔다. 점심 함께 했는데 용건이 돈 좀 빌려달라는 것이다.

식당 하는 것이 생각보다 돈 회전이 잘 안 되는 모양이다. 하기사 OECD 평균의 2배 이상으로 자영업자들이 많으니 어디 장사 되겠나· 구조적으로 가게 두 개 중 하나는 망해야하는 구조이니 달리 방법도 없는 것 아닌가 싶다.

그렇게까지 구차하게 설명을 안 해도 되는데 자존심 다 버리고 앉아 있는 모습을 보니 속으로 눈물이 핑 돈다. 오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초들의 한 맺힌 눈물은 단 1%도 마음에 없고 오로지 표 있다고 하는 곳만 눈이 벌개서 쫒아 다니는 위정자들과 자존심 다 버리고 돈 좀 빌려달라고 말하는 친구의 눈가에 맺혀있는 눈물이 함께 오버랩된다. 주여, 이 땅의 민초들을 궁휼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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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일보가 만난 사람들 - 단양교육지원청 김진수 교육장

[충북일보] 몇 년동안 몰아친 코로나19는 우리 나라 전반에 걸처 많은 염려를 낳았으며 이러한 염려는 특히 어린 아이들에게 실제로 학력의 위기를 가져왔다. 학력의 저하라는 위기 속에서도 빛나는 교육을 통해 모범 사례로 손꼽히는 단양지역은 인구 3만여 명의 충북의 동북단 소외지역이지만 코로나19 발 위기 상황에서도 잘 대처해왔고 정성을 다하는 학교 지원으로 만족도도 최상위에 있다. 지난 9월 1일 자로 단양지역의 교육 발전에 솔선수범한 김진수 교육장이 취임하며 앞으로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취임 한 달을 맞은 김진수 교육장으로부터 교육철학과 추진하고자 하는 사업과 단양교육의 발전 과제에 대해 들어 본다. ◇취임 한 달을 맞았다, 그동안 소감은. "사자성어에 '수도선부(水到船浮)'라는 말이 있다. 주희의 시에 한 구절로 강에 물이 차오르니 큰 배도 가볍게 떠올랐다는 것으로 물이 차오르면 배가 저절로 뜨더라는 말로 아무리 어렵던 일도 조건이 갖춰지면 쉽게 된다는 말로도 풀이할 수 있다. 교육장에 부임해 교육지원청에서 한 달을 지내며 교육장의 자리가 얼마나 막중하고 어려운 자리인가를 느끼는 시간이었다. 이렇게 어렵고 바쁜 것이 '아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