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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웹출고시간2012.04.04 18:00:03
  • 최종수정2013.08.04 00:44:01

조동욱

충북도립대 교수

미국 버지니아주 어느 작은 도시에 가난한 어머니와 아들이 살고 있었다. 어머니는 어렵게 아들의 학비를 마련하여 공부를 시켰다. 어머니의 눈물겨운 노고로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다. 그러나 어머니에게는 고민이 생겼다. 졸업식장에 가기가 두려웠다. 초라하고 누추한 자신의 모습이 수석졸업을 차지한 아들의 영예에 오점이라도 되면 어쩌나 하는 걱정에서였다. 그러나 아들은 간곡히 권유하여 어머니를 졸업식장에 모시고 나갔다. 우뢰와 같은 박수 속에서 그는 학장으로부터 금메달을 받았다. 그는 메달을 자신의 목에 걸지 않고 두 손으로 받쳐 들고는 청중들 틈으로 걸어 나갔다. 사람들의 시선이 초라한 옷을 입은 그의 어머니에게 집중되었다. "어머니 고맙습니다. 어머니의 은혜로 이렇게 졸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 메달은 마땅히 어머니께서 받으셔야 합니다". 그는 어머니의 목에 금메달을 걸어드렸다. 참으로 감동적인 졸업연설이었다.

그 후 그는 그 대학의 학장이 되었다. 10년 후엔 제28대 미국 대통령에 선출되었다. 노벨 평화상도 받았다. 그가 바로 민족자결주의를 제창한 윌슨 대통령이다. 이상의 내용이 어느 인터넷 카페에 '감명 깊은 졸업식'이라는 제목으로 나와 있는 글이다. 나는 이 글을 읽으면서 한 편으론 감명도 받았고 또 한 편으론 지금 윌슨이 우리나라에 태어났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생각해 보았다. 좀 억지 같지만 작금의 우리나라 현실에 맞추어 위의 글을 각색해 보도록 하겠다.

한국 서울특별시 강남구에 부유한 부모님을 둔 아들이 살고 있었다. 아버지는 이 아들의 과외비 마련을 위해 할아버지가 물려 준 빌딩에서 나오는 월세로 룸싸롱도 안 다니며 과외를 시켰다. 룸싸롱을 안 다닌 아버지의 헌신적인 희생과 어머니의 정보력에 힘입은 족집게 과외 선생에게 과외 공부를 받은 결과 아들은 서울의 명문대학에 진학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아들은 다른 학생들이 워낙 비싼 등록금 마련을 위해 밤샘하며 아르바이트를 하는 시간에 돈 많은 부모님을 둔 덕에 오로지 공부에만 전념할 수 있어서 수석 졸업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어머니에게는 고민이 생겼다. 졸업식장에 가기가 약간 두려웠다. 이유는 수석졸업을 했으니 선물을 사 주어야 하는데 아들은 국산승용차 말고 요즘 FTA로 미국승용차가 관세가 내려 조금 싸게 살 수 있으니 이를 사달라고 하는 것 이었다. 졸업식장에서 수석졸업축하 선물로 자동차 구매 영수증을 주려고 했는데 고민이 안 될 수 없었다. 그 사정을 모르는 아들은 반드시 외제 승용차를 사주겠지 하는 마음에 마음에도 없이 아무거나 사주어도 상관없다며 부모님을 모시고 식장에 갔다. 우뢰와 같은 박수 속에 그는 총장으로부터 금메달을 받았다.

그는 메달을 자신의 목에 걸지 않고 두 손으로 받쳐 들고는 청중들 틈으로 걸어 나갔다. 사람들의 시선이 부모님에게 집중되었다. 그러나 그는 그 메달을 부모님께 드리지 않고 그 옆에 앉아 있는 자기 애인에게 금메달을 걸어 주었다. "나는 너에게 이 영광을 바치고 싶다. 그 간 나와 섹스도 해 주고 이 메달은 마땅히 너가 받아야 한다". 장차 이 아들을 사위로 맞을 생각이 있던 처갓집에서는 이같이 감동적인 자기 딸 사랑에 감격하고 있었다. 그 후 그는 본가집의 탄탄한 재력과 처갓집의 로비 능력에 힘입어 그 대학의 총장이 되었다. 10년 후엔 서울 강남구에서 국회의원이 되었다. 무궁화훈장도 받았다. 그가 바로 종부세를 완전 폐지한 XX국회의원이다. 요즘 인터넷에서 보니 재력과 명문대 진학률이 비례한다는 내용을 보고 왠지 속이 뒤집혀서 이런 글을 썼는데 한 편으론 눈물이 난다. 주여, 부와 신분의 대물림으로 인해 소위 좋은 대학을 나오지도 못하고 반값 등록금 투쟁이나 하다가 백수의 삶을 살아야 하는 이 땅의 젊은이들을 불쌍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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