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지사 역점사업 '먹구름'…예결위 부활·통과 어두운 전망

2024.09.08 15:57:59

[충북일보] 김영환 충북지사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일부 사업에 먹구름이 끼고 있다.

충북도의회 상임위원회가 삭감한 예산의 부활이 어렵다는 관측과 함께 문턱을 넘은 사업도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칼질이 이뤄질 수 있다는 어두운 전망이 나오면서다.

이들 사업은 충분한 검토나 의견 수렴 등이 부족한 데다 경제성이 낮고 각종 논란도 불거졌지만 추진돼 도의회가 제동을 걸고 나선 것으로 보인다.

8일 충북도의회에 따르면 4개 상임위원회는 최근 도가 제출한 2회 추가경정예산안을 심사해 예결위로 넘겼다.

예결위는 오는 10일 회의를 열어 수정된 추경안에 대한 심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관심을 끄는 것은 오송역 선하부지 휴게공간 조성(35억 원)과 옛 청풍교 업사이클링(1억4천만 원) 예산의 통과 여부다.

먼저 선하부지 관련 사업은 현재 주차장으로 사용 중인 교량 아래 빈 공간에 건축물을 지어 도정 홍보·전시 시설로 활용하겠다는 것이다.

이 시설은 오송역 B주차장 일원에 실내면적 956.13㎡ 규모로 조성된다. 지상 3.6m 높이에 기둥을 세우고 그 위에 2층 바닥이 올라가는 필로티 구조로 지어진다.

지난 6월 국가철도공단으로부터 부지의 사용허가를 받은 충북도는 다음 달 착공해 12월 공사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소음과 진동으로 시설이 외면 받을 수 있는데다 화재에 취약한 필로티 구조여서 안전 문제까지 제기된다.

기존 오송역의 기능과 중복되고 대규모 컨벤션 시설인 '오스코'가 건립 중이어서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있다.

옛 청풍교 개발 사업은 논란이 뜨겁다. 안전 문제 등으로 철거 결정이 났지만 김 지사는 옛 청풍교를 관광 자원으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내년 1월까지 안전 진단을 진행한 뒤 그해 12월까지 보수·보강 공사, 기본구상·타당성 용역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그러나 옛 청풍교는 이미 안전 진단을 통해 C등급을 받아 철거가 결정됐고 관련 예산까지 세워졌다.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아 철거가 예정된 다리를 대규모 관광 시설로 만드는 것은 경제성과 효율성 등을 살펴보지 않은 '졸속 행정'이라는 비판이다.

김 지사가 공을 들이는 이들 사업은 여러 이유로 반대 목소리가 나오지만 도는 제대로 된 검증과 공론화 과정 등을 거치지 않은 채 강행하고 있다. 이에 도의회 예결위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는 각 상임위 심사에서 삭감된 김 지사의 다른 공약·역점 사업 예산을 살린다는 방침이지만 녹록치 않아 보인다.

삭감된 예산은 56억7천906만 원 규모다. 행정문화위원회는 문화소비 365 사업(1억 원), 도청 본관 복합문화공간 조성(6억508만 원), 괴산군 청천면 엽연초 수납소 업사이클링 사업(16억6천794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문화의 바다 공간 활성화 사업은 2억9천680만 원 중 1천625만 원을 부분 삭감했다.

산업경제위원회는 충북형 농촌공간 활용 시범사업 부지 매입비(25억 원)를 전액 삭감하고, 충북아쿠아리움 활성화 사업은 18억8천만 원 중 6억8천만 원을 줄였다.

건설환경소방위원회는 휴양림 숲속의 집 조성 관련 실시설계 용역비 9천600만 원을 전액 삭감했다.

예산이 줄줄이 깎인 이유는 사업의 실효성과 저조한 이용 실적, 낮은 경제성, 안전 문제 등 다양하다. 결국 사업 자체에 대한 검증이 부족했다는 얘기다.

더욱이 도가 추경안 편성에 중점을 둔 도민 생활·안전과 거리가 멀고 시급성도 떨어진다는 점이다.

지역 주민들의 민원으로 도의원들이 편성을 요구한 사업 일부가 추경안에 반영되지 않는 등 도의 사전 협의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있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도가 바라는 대로 예결위에서 예산 부활뿐 아니라 일부 사업의 원안 통과도 장담할 수 없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 도의원은 "도가 이번 추경안을 도민 생활과 안전에 중점을 두고 편성했는지 의문"이라며 "추경안 편성 과정에서 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와 소통도 부족했다"고 말했다.

한편 충북도의회 예결위는 오는 9~10일 2회 추경안을 심의한다. 이어 도의회는 11일 420회 임시회 2차 본회의를 열고 최종 의결할 예정이다. / 천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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