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권 확보만이 교사의 교단이별 막는다

2024.09.03 19:50:01

[충북일보] 학교를 떠나는 교사들이 늘고 있다. 명예퇴직은 물론 젊은 교사들의 의원면직도 증가세를 보인다. 교단을 떠난 젊은 교사 수는 2020년 448명을 시작으로 매년 증가세다. 지난 학년도(2023년 3월~2024년 2월)에 퇴직한 10년 차 미만 초·중·고 교사는 576명이다. 충북에서 지난 5년간 임용 후 1년 이내 스스로 그만둔 국·공립과 사립 교원이 22명이다.

현직 교사들뿐만이 아니다. 교육대학과 대학 초등교육과에 입학 후 교사의 길을 포기하는 학생 수도 증가하고 있다. 청주교육대학교와 한국교원대학교 초등교육과를 다니다 그만둔 학생은 지난해 역대 최대 규모로 파악됐다. 종로학원이 대학알리미가 공시한 최근 자료를 분석·발표한 '최근 5년간(2019~2023년) 전국 13개 교대(10개)·초등교육과(3개) 중도 탈락자 수 변화'를 보면 지난해 중도 탈락자는 667명이다. 대학별로 보면 청주교대의 중도 탈락자는 2019년 16명, 2020년 28명, 2021년 24명, 2022년 44명, 2023년 57명이었다. 지난해 중도 탈락자는 2022년보다 29.5%, 2019년보다 256.3%(41명) 늘었다. 한국교원대 초등교육과 중도 탈락자는 2019년 7명, 2020년 6명, 2021년 14명, 2022년 8명, 2023년 30명이었다. 지난해 중도 탈락자는 2022년보다 275%(22명), 2019년 328.6%(23명) 늘었다. 올해도 어려움 예상된다고 한다. 신입생 선발, 입학 후에도 이탈 등으로 우수 자원 관리에 대응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교권 추락과 저임금 등으로 인한 교단 기피 현상이 반영된 것인지 원인 분석이 필요해 보인다.

이렇듯 교권 추락이 교사 양성 단계부터 영향을 주고 있다. 학교 내 학생·학부모의 악성 민원과 학교폭력 탓이 크다. 학내에서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진지는 오래다. 되레 상해와 폭행, 모욕 등 교권 침해 사례가 매년 증가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현장 교사들의 교직에 대한 만족도도 갈수록 하락하고 있다. 교단이별을 고민하는 교사들이 급증하고 있다. 그래도 교사들은 지난해 서이초교 교사 사망 사건 이후 거리로 나섰다. 거기서 교권 보호를 부르짖고 교권 침해를 규탄했다. 급기야 교육당국이 몇 가지 교권 보호책을 내놓긴 했다. 하지만 교사 체감도는 아주 낮았다. 결국 교육부의 이런 부실한 대처가 교사들의 조기퇴직과 예비교사들의 중도 포기를 불러왔다. 가뜩이나 부실한 공교육을 더욱 부실하게 만들고 있다. 교육부는 교사들의 중도 이탈을 막기 위해 몇 가지를 선행해야 한다. 먼저 교사들의 '정당한 학생 지도'가 '정서적 아동학대'로 매도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정서적 아동학대 요건을 구체화하고, 수업을 방해한 학생에 대한 물리적 제재를 법제화해야 한다. 학생 인권 못지않게 교권과 타인의 수업권도 중요하다.

교권이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고 흔들리면 교사들의 권위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 교사들의 교직 포기나 학생들의 수업 포기도 충분히 예상된다. 예전 같으면 학내 폭력의 경우 교사의 판단이나 중재로 해결되곤 했다. 하지만 이제 학내 폭력 사건은 경찰 수사나 소송으로 비화하기 일쑤다. 교사 권위는 물론 학교 공동체가 무너지고 있다. 교사는 미래의 동량을 기르는 교육자로 존중받아야 한다. 그래야 교육 주체 간 신뢰를 회복하고 교사들의 사기와 자긍심을 되살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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