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여름
송재분
충북시인협회 회원
작년 매화꽃이 지고 목련 피고 지고
개나리꽃과 어울져 벚꽃이 피었었다네
튀르키예 지진이 몰고 온 겨울 뒤 여름을 불러와
매화 목련꽃 생강나무꽃 개나리와 벚꽃은 무심천을 버렸네
초정리에 살고 있던 생강이는 잘 있나
부모산에 생강이는 잘 있나
미평동 밭 주인은 도라지꽃을 보지 못하고
골파는 홀로 서서 도라지밭을 지켜본다지
이른 여름을 소리 내지 못하고 떠나가셨다
투병 잔에 팬지꽃 젤리를 입가로 넣어 보았다
무심천에 떨어지는 벚꽃은 덥다고
가시던 신발을 벗어
징검다리를 만든다
육십 세 텃밭
곡갱이 호미도 신발을 벗어버렸네
주인 없는 밭아
파아란 하늘 구름은 땅바닥을 두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