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청산경 7

2023.03.23 17:54:22

청산경 7
- 뒤란
     김생수
     충북시인협회 회원



뒤란을 간다
방뇨를 하며 뒤란을 살핀다
어디론가 사라진 것들이 보인다

뒤란이 있다
누구나 뒤란을 갖고 있다
생각의 구조물들이 올망졸망 얽혀 있는 뒤란,
영원의 것들이 어쩜 속삭여 올 것도 같은 뒤란,

아이들의 햇살 밟는 소리가 묻어 나오는,
무언가의 목소리가 들려올 것도 같은 뒤란을 누구나 갖고 있다
아무도 올 수 없는 홀로 산책하는 뒤란이 있다

듬성듬성 잡풀들이 정겨운, 일곱 빛 꿈들이 자라던 뒤란,
개미들이 놀고 거미가 그네를 타며 허공을 젓는,
하루 한낮 잠깐 햇살이 다녀가는 뒤란,

찾아지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들이 오는, 생각들이 아무런 생각들이
생각 없이 노니는 뒤란,

뒤란을 간다
방뇨를 하며 어제의 오늘 뒤란을 살핀다
그 때의 오늘인 옛날을 본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