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지사의 비장미(悲壯美)

2023.01.30 15:29:26

[충북일보] "대통령님 저 정말 미치겠습니다." 김영환 충북지사가 지난 28일 SNS에 올린 글의 제목이다. 충북 발전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와 관련된 내용이다. 간절함과 절실함이 묻어난다. 비장미까지 느껴진다.

*** 충북은 지금 너무 절박하다

김 지사가 작심하고 나섰다. 충북발전을 가로막는 요인으로 각종 규제를 꼽았다. 그리고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여과 없이 울분을 터트렸다. 각종 규제에 묶인 지역 현실에 절망했다. "정말 미치겠다."는 말로 하소연했다. "희망도 없다."며 분노를 표현했다. 감방에 갈 각오로 싸우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김 지사는 "봄이 오면 충주호와 대청호 앞에서 머리띠를 두르고 오송과 청주비행장 활주로에 드러누울 생각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목이 터지라 외쳐도 안 되니 이제 하는 수 없이 감방 갈 각오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규제폭탄의 물벼락을 맞고 있는데 도지사가 그냥 있을 수는 없다"고 전했다.

글에서 비장함이 전해진다. 현실의 비극적 인식에서 비롯된 절망감이다. 아무리 인간적인 노력을 기울여도 안 되기 때문이다. 주어진 여건을 극복할 수 없음을 인식한 절박함이다. 근본 바탕은 그렇다. 하지만 결국 끝까지 저항해 쟁취하려는 모습이다. 거부할 수 없는 운명일지라도 바꿔보려는 감동적 시도다. 간절함과 절실함, 절박함은 서로 통한다. 뼛속까지 사무칠 정도로 다급하고 중요하기 때문이다. 삶과 죽음의 기로에서 쓰는 안간힘이다. 지금 충북의 현실은 부정당하고 있다. 미래를 더 이상 계획할 수 없게 됐다. 뭐든 해야 한다. 나서야 한다. 그게 김 지사의 의도다. 막막함으로 하늘만 바라봐선 될 게 없다.

올해는 충북에 아주 중요한 시기다. 김 지사의 각종 공약을 실천하는 원년이다. 발전과 번영으로 가는 시작점이다. 더불어 지방소멸의 빠른 행진도 막아야 한다. 김 지사가 각종 규제 철폐를 주장하는 이유다. 지역발전은 함께 나눌 때 더 커진다. 더 안정되고, 더 발전한다. 궁극적으로 그게 지역균형발전이다. 전국의 지자체가 균형발전을 외치고 있다. 하지만 가시적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충북도 다르지 않다. 특히 충북과 관련된 각종 규제는 지역발전을 가로막고 있다. 대청호와 관련된 역차별은 무려 30년 넘게 계속되고 있다. 지역주민들은 아무런 소득 없이 허송세월만 보내고 있다. 속도를 내야 한다.

김 지사의 외침은 간절함이다. 절실함이며, 절박함이다. 절망의 절박함과 소망의 간절함은 만날 수밖에 없다. 극과 극이 만나 새 힘을 갖게 한다. 흐린 눈을 생기로 꿈틀거리게 한다. 힘없는 목소리에 기개가 넘치게 한다. 설사 막다른 골목이라 해도 당황하지 않게 한다. 당당히 나설 힘을 준다. 더 절실하게 원해야 한다. 더 간절하게 요구해야 한다. 더 절박하게 표현해야 한다. 비장미까지 갖추고 나서면 더 효과적이다. 꼭 해내야 한다는 간절함이 뼈에 서려야 한다. 온 몸을 내던져 치열하게 맞서야 한다. 충북은 지금 절박하다. 절실한 마음이 우러나와야 살 수 있다. 김 지사 혼자만으론 어렵고 버겁다.

*** 간절하고 절실해야 얻는다

올해는 민선 8기 출범 2년차다. 추진 동력에 문제는 없다. 출범초기 김 지사의 우왕좌왕 모습도 사라졌다. 구성원들과 불협화음도 어느 정도 정리됐다. 이제 충북 발전을 위해 온 몸을 내던지면 된다.

김 지사는 SNS를 통해 표현했다. 대통령에게 규제철폐를 주문했다. 하지만 규제철폐는 정부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 정부 차원의 조치가 선행돼야 실마리가 풀린다. 충북도민들이 다시 한 번 더 나서는 게 좋다. 강력하게 하나 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김 지사가 요구한 사항을 하나하나 다시 요구해야 한다. 뼈저리게 느끼고 실천해야 한다. 절실하고 간절하게 절박함을 표현해야 한다.

김 지사는 감옥에 갈 의지까지 밝혔다. 더 이상 잃을 것도 물러설 곳도 없다는 각오다. 하지만 김 지사 혼자선 힘들다. 충북도민 모두가 함께여야 한다. 그래야 비로소 규제의 전봇대가 뽑힌다. 하나보단 모두가 강하다. 충북도민 모두가 치열하게 맞서 싸워야 한다. 당연히 꼭 해내야 한다는 간절함과 절실함이 있어야 한다. 김 지사의 절박한 소망을 소망한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