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은 우리의 또 다른 가족

2023.01.25 16:52:37

박주화

청주시 인사담당관 주무관

주말 아침이면 가방 하나를 챙겨 아라와 함께 동네 공원이나 잔디밭을 찾는다. 같이 뛰어놀며 한 주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풀고, 또 이렇게 다음 한 주를 위한 충전도 한다. 아라는 여기저기 냄새도 맡고 산책 나온 친구들과 뛰어놀기도 한다. 아라는 나의 또 다른 가족, 반려견이다. 한 손에 올릴 수 있을 만큼 작았던 아이가 오랜 시간 함께 하며 나의 가족이 된 지 15년이 되었다. 볕이 좋은 날이면 이렇게 하나둘씩 집에 있던 반려동물들이 산책을 나오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그렇게 가족들이 있는 동물들을 보면 안심이 되지만, 동시에 거리에 버려진 유기동물들이 떠올라 마음 한편이 무거워진다. 워낙에 동물을 좋아하는 성격인지라 평소에도 관련한 기사나 글을 찾아보는 편인데 요즘은 믿을 수 없을 만큼 참담한 상황이 이어지다 보니 글을 읽다 간혹 눈물을 훔치는 경우도 있다.

거리에 버려진 동물들은 시설에 보내져 입양되면 다행이지만, 많은 경우 로드킬(road kill)이나 안락사를 당하고, 심할 경우 식용으로 팔리기까지 한다. 작년 한 해에 유기견의 수는 약 10만여 마리에 이르지만 주인의 품으로 돌아가는 수는 15%에 그친다. 의도적인 유기라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단지 귀여워서, 또는 호기심에 반려동물을 산다면 나는 반대한다. 고양이와 강아지의 수명은 15~20년이고, 그 시간 동안 우리에겐 보살필 책임이 따른다. 반려동물의 입양은 긴 시간 함께 지낼 가족을 들이는 만큼 신중히 선택해야 하고, 그래야 이러한 유기 동물의 문제를 조금이나마 줄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반려동물을 사는 것이 아닌 입양하는 문화도 자리 잡아야 한다.

사실 유기 동물만 심각한 문제는 아니다. 얼마 전 방송을 통해 강아지 공장이 보도돼 사람들의 공분을 샀다.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은 아주 일부분일 뿐 실상은 더욱 참혹하다. 투견으로 만들어져 불법 도박이 이뤄지고, 식용견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면 어차피 도살될 것이기 때문에 물과 사료도 제대로 제공받지 못하고 방치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동물복지 선진국인 독일의 경우를 보면, 일단 유기 동물이 거의 발생하지 않고, 주인이 더 이상 보살필 수 없는 경우엔 보호시설에 맡겨진다. 이후 새로운 주인을 만날 때까지 안락사 시키지 않고 보살핀다. 또한 동물을 구매하기 보다 입양한다는 인식이 강하기 때문에 애견매장이 없고 보호소를 통해 적응 과정을 거친 후 입양한다. 이것은 동물복지에 관한 제도가 탄탄하고, 우리가 공존해 살아가야 한다는 인식이 자리 잡았기에 가능한 일이다.

혹자는 사람들도 먹고살기 힘든데 어떻게 동물들까지 챙길 수 있느냐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다면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는 날은 영영 오지 않을 것이다. 불편한 진실에 눈 감을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우리 모두 고민해야 할 일이라 생각한다. 그 아이들도 우리처럼 기뻐하고 아파한다는 것을 조금은 알아줬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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