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전세사기 대책은

2023.01.19 16:38:19

길진석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충북지부 대의원

2023년 계묘년 새해 희망찬 마음으로 밝은 한해를 맞이하는 덕담이 오고 가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로 부동산 시장은 빙하기를 지나고 있는 듯하다. 그도 그럴 것이 2020년 방사광 가속기 호재 이후 청주권역 부동산 경기는 숨 가쁘게 달려왔다. 지금은 잠시 숨 고르기 시점에서 다른 지역적 요인이 아닌 금리인상 여파가 모든 경기 지표를 얼어붙게 했다. 이런 경직된 분위기에 서민들의 주거 생활에 밀접한 전세사기피해가 커지고 있는데, 청주권역은 크게 큰 탈은 없지만 신축 빌라 등이 밀집되어 있는 서울, 경기 지역은 피해가 심각하다.

빌라 수백 채를 소유하고 세입자들에게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는 이른바 '빌라왕' 사건의 언론 기사에서 최근의 '깡통전세' 사기 행각을 보면 우리 같은 부동산 중개의 전문 자격사인 공인중개사들에게도 마음먹고 판을 짜놓고 사기를 친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판이다. 하물며 일반 소비자는 더 하면 더 했지 이 사기극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만은 아니다.

사기 행각은 세대당 건축주의 이윤이 2억 원이라면 컨설팅 업체가 가담해 분양대금을 3억 원으로 올린다. 전세를 구하는 전세입자는 분양가 3억원 을 믿고 전세보증금 2억7천만 원으로 거래를 하면 전세보증금 2억7천만 원에서 7천만 원은 건축주와 컨설팅 업체가 나눠 갖는다.

현행법상 부동산 중개업을 하려면 공인 중개사 자격을 취득해야 한다. 이에 일반적으로 부동산 거래를 할 때 공인 중개사무소를 찾아가 공인 중개사나 중개사가 고용한 보조원을 통해 업무를 진행하는데 이와는 구분되는 개념이 '부동산 컨설팅'이다. 부동산 이용, 개발이나 활용방안에 관한 상담과 자문 등을 하는 일이다. 둘의 차이가 명확해 보이지만 부동산 컨설팅 업체가 거래에도 관여하면서 실제 현장에서는 두 개념이 혼용되는 사례가 많은데, 컨설팅 업체가 무자격으로 중개업을 하면서 이처럼 사기 행위로 거액의 피해를 입히고 있다.

서울, 경기권으로 이 같은 전세 보증금 피해 사례가 컨설팅 업체와 짜고 전셋값을 부풀린 뒤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신축 빌라 분양대금을 치르는 등의 '무자본 갭 투자'가 횡행한다는 언론보도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불법 부동산 컨설팅 업체의 사기행각의 이유는 흔히 빌라나 다세대로 불리는 30 가구 미만 공동주택이 공인 중개사 없이도 분양 거래를 할 수 있다는 허점을 악용하는데, 소중한 보증금을 지키려면 신축 빌라를 거래할 때 매물 인근의 공인 중개 사무소 여러 곳을 방문해 매물 가격이 시세와 비슷한지 등 사고의 위험성을 확인하는 절차가 꼭 필요하다.

최근 한국공인중개사협회에서는 "부동산 거래가 100건이라면 그중 중개사를 통한 거래는 50~60%에 불과하고, 나머지 약 40% 중 대다수가 컨설팅 업체에 의해 거래된다"며 "분양한다는 명목 하에 홍보를 하고 소비자들에게 전세를 권유하기도 한다. 30호 미만 빌라에 대해 일정한 자격을 갖춘 공인 중개사들이 분양 또는 임대 거래를 할 수 있도록 법을 보완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지금은 중개사들이 보기에 문제가 있는 매물이라도 계약을 하지 못하게 할 권한이 없어 공인 중개사들이 지도·단속 권한을 갖도록 협회를 법정단체화해야 한다"는 입장이 서민들에 피해를 줄일 대안이 되고 있다.

한편 올해 청주 지역 아파트 공급과 입주가 각각 2만 세대와 7천 세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청주시가 올해 아파트 공급 예정 총 물량 2만314세대, 분양은 일반 1만4천833세대, 조합 3천871세대를 합쳐 1만8천704세대, 임대는 1천610세대로 예정했다. 지난해 1만1천여 세대가 올해로 연기되어 청주 지역 아파트 공급 예정 물량이 2만 세대를 넘는 것은 올해가 처음인데,

지난해 1만9천여 세대에서 8천66세대만 공급됐다.

청주시는 계속되는 인구 감소 문제가 심화되고 있는데, 지난달 말 기준 청주지역 유소년 인구는 10만9천여 명으로 2014년 이후 해마다 감소하고 있다. 지난 8년 동안 14%가 넘는 2만 명 가까이 줄었는데 인구는 85만 명을 앞두고 있지만 인구가 60만 명대이던 지난 2008년보다 유소년 인구는 오히려 더 줄고 있다. 이 때문에 젊은 인구 유입과 출산 감소 등을 막기 위한 강도 높은 대책이 필요한 상황에서 올해 아파트 대규모 공급과 입주 물량이 청주지역 부동산 시장에 짐이 되진 않을까 우려되고 있다.

부동산 경기뿐만 아닌 모든 경기나 경제는 순환과 반전이 늘 존재하고 예측 또한 어렵다.

가쁘게 뛰어온 만큼 쉼 또한 필요하다. 부동산 반전의 시그널인 "금리 동결, 전세가 상승, 정부 규제 완화"로 어떤 정부도 부동산 폭락을 바라진 않을 것이며,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 발표 이후 일시적인지 지속적인지 좀 더 선명해져야겠지만 부동산 하락폭이 점점 줄어들고 있어

봄철 눈 녹듯 지금의 부동산 빙하기도 봄은 온다.

올해 계묘년은 주거안정의 해가 되어 모두가 행복해지는 한 해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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