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축제를 관광산업과 연계하려면

2023.01.10 20:43:45

[충북일보] 거리두기 전면 해제 이후 처음 맞는 겨울이다. 지방자치단체들마다 벌써 지역축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3년 만에 이미 재개한 겨울축제도 있다. 영동군은 최근 '2023 영동곶감 축제'를 열었다. 3년만의 기다림 끝에 대면축제로 개최했다. 주황빛 영동곶감의 매력과 푸근한 고향의 정이 가득했다. 관람객도 역대 축제 중 가장 많았다. 영동군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사흘 동안 축제장을 찾은 관람객은 7만3천여 명이다. 지나간 해의 아쉬움을 달래주기에 충분했다. 희망 가득한 새해를 설계하는 감동과 낭만의 축제였다. '맛있는 새해선물, 행복多감'이란 슬로건도 만족스러웠다. 관내 곶감농가 34개소와 특산물 농가 20여 개소가 참여했다.

충북도는 올해 지역을 대표하는 '충북 지정축제' 6개를 선정했다. 도내 11개 시·군에서 신청한 지역축제들을 대상으로 했다. 서류심사와 현장평가 등을 통해 최우수·우수·유망 3등급으로 구분했다. 최우수 축제에는 음성품바축제가, 우수 축제에는 옥천 지용제와 괴산고추축제가 각각 선정됐다. 유망 축제는 영동포도축제, 증평인삼골축제, 단양온달문화축제 등이다. 충북도는 최우수 축제 3천500만 원, 우수 각 2천500만 원, 유망 각 1천500만 원을 지원할 방침이다. 올해도 도내 곳곳에서는 각종 축제와 박람회가 풍성하게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향토축제에서부터 산업박람회까지 다양하다. 충북에선 해마다 30~40개 축제가 열린다. 투입되는 예산만 수백억 원이다. 가는 곳마다 먹을거리와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하다. 하지만 축제라고 다 좋은 게 아니다.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는 크고 작은 축제에는 명암(明暗)이 존재한다. 지역민들은 각종 축제를 통해 문화를 향유할 수 있다. 좋은 기회임에 틀림없다. 하지만 지자체는 이때 가장 바쁘고 고되다. 축제 프로그램이 문제가 되기도 한다. 어떤 축제는 알찬 프로그램으로 호응을 얻기도 한다. 특히 지역 농산물 축제는 농가의 참여가 상당하다. 그 덕에 대내외에 지역을 홍보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지역축제는 동전의 양면처럼 바라보는 시각도 다르다. 무엇보다 지자체의 가장 큰 애로점은 행정 공백이다. 축제를 열게 되면 가장 바쁘기 때문이다. 축제장에 부서별로 직원들을 매일 파견해야 한다. 남은 직원들에게 업무 과부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입장권 강매나 방문객 동원도 고쳐지지 않는 관행이다. 중복 주제로 열리는 축제는 예산낭비를 초래하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지자체장의 '치적 쌓기용' 행사라는 지적은 불편한 시선을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행정력과 예산 낭비를 초래하는 무분별한 축제도 많다. 코로나19 대확산 이전 충북에서 개최된 지역 축제는 모두 39개다. 축제 개최 비용만 260억 원이 넘는다. 하지만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가 선정한 '문화관광축제'에 충북에서는 단 1개 축제만 포함됐다. 지역축제의 고유성과 주제성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지역축제는 지역 특색을 웅변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지역 브랜드를 높이는 효과를 낼 수 있다. 지역민들의 호응도 이때 가능하다. 지역축제는 지역이 가장 큰 중심이다. 당연히 지역민이 주체가 돼야 한다. 지역 정체성과 특성을 살려 지역 역량을 결집하는 기회가 돼야 한다. 그래야 지역주민들이 지역의 정체성과 문화를 함께 향유할 수 있다.

지역축제가 성공하려면 일단 흔한 축제에서 벗어나야 한다. 해당 지역의 독창성과 고유의 가치를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형식은 기능을 따른다(Form follows function)." 미국 건축가 루이스 설리번이 한 말이다. 그의 철학을 담은 말이다. "형식은 전례를 따른다(Form follows precedent)"라는 관행에 반기를 든 선언이다. 지역축제도 이제 기존의 관행적 습관에 반기를 들어야 한다. 그래야 지역축제가 관광산업과 연계돼 지역발전을 이끌 수 있다. 지역정체성 확립과 독창성을 지닌 축제로 만드는 일이 중요하다. 알찬 축제, 성공 축제에 대한 성찰이 필요하다. 차별성과 독창성을 살려야 한다. 외지인에게 감동을 주는 건 지역축제의 고유성이다. 궁극적으로 지역축제가 관광산업과 연계될 수 있는 조건이다. 지역축제는 지역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살리는 게 가장 중요하다. 그래야 순수한 지역축제로 발전할 수 있다. 어디를 가더라도 볼 수 없는 그런 축제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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