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청주FC 창단에 부쳐

2023.01.04 20:22:40

[충북일보] 충북 청주시에 연고를 둔 프로축구단이 공식 출범했다. 충북청주FC가 창단 첫해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관심사다. 초대감독으로 최윤겸 감독(60)이 선임됐다. 최 감독은 강원FC, 부산 아이파크,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 등에서 지휘봉을 잡았다. 그러나 아무리 명장이라도 신생구단이 좋은 성적을 내기는 어렵다. K리그는 지난 2012년 승강제를 도입해 시행하고 있다. 이후 K리그 무대에 입성한 신생구단들이 어려움을 겪었다. 충북청주FC도 초반 시행착오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여럿이다. 프로축구팀 2부 리그 운영에 연간 약 60억 원 정도가 소요된다. 향후 5년간 충북도에서 20억 원, 청주시에서 20억 원씩을 지원한다. 나머지는 모기업 후원 등으로 운영비를 충당할 예정이다. 한 마디로 자금 운용이 넉넉지 않다. 충북도와 청주시 지원과 별개로 자체적인 운영비 마련 방안에 대한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충북청주FC 창단 역사는 그야말로 우여곡절이다. 아직까지도 우려의 시선이 적지 않다. 일단 기적적으로 첫 출발을 했다. 준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창단 과정도 어려웠다. 이시종 전 충북지사의 공약으로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됐다. 그 후 여러 차례 도전했으나 번번이 무산됐다. 인프라 부족, 구단 운영비 부족, 지자체 지원금 필요 등이 문제였다. 2015년과 2017년에는 청주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그 후 지지부진한 과정이 계속됐다. 하지만 지역 축구인들의 도전은 끊임없이 이어졌다. 결국 지난해 3월 지자체 지원금이 충북도의회와 청주시의회를 각각 통과했다. 창단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문제는 앞으로의 운영 계획이다. 충북청주FC의 연간 운영비는 후원금 20억 원, 충북도 보조금 20억 원, 청주시 보조금 20억 원, 입장권 수입 4억 원, 국민체육진흥공단 지원금 3억 원 등 67억 원으로 예상된다. 충북도와 청주시는 5년간 충북청주FC에 2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하지만 구단 측이 부담해야 하는 자체 운영비 목표액 25억 원을 부담하지 못하면 큰일이다. 지자체가 미달성 비율에 상응하는 만큼 보조금을 감액 조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5년 뒤부터는 구단의 운영성과와 재정상태 등에 따라 추가 지원 여부를 결정한다. 다른 구단보다 견실하게 살림을 꾸려야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충북에는 그동안 프로축구단이 없었다. 세종을 제외하면 전국 광역단체 중 유일했다. 그동안 길고 긴 시간이었다. 충북청주FC 창단은 단순한 프로팀 하나 더 생기는 게 아니다. 충북도민의 정서를 책임져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맡게 된다. 축구 국가대표를 꿈꾸는 꿈나무들은 충북에도 많다. 충북청주FC가 중요한 역할을 해줘야 한다. 우선 축구의 불모지로 불렸던 충북의, 청주의 이미지를 바꿔놓아야 한다. 1997년 창단한 대전시 연고 프로축구단인 대전시티즌은 좋은 모델이다. 이 팀은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래도 26년의 역사를 유지하고 있다. 지치지 않는 대전시민들의 성원과 구단의 장기 계획 덕이다. 충북청주FC도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신생팀이다 보니 단기적 성적에 연연하고 우승 등 성적에 집착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시각으로 구단 운영을 생각해야 한다. 좋은 경기로 지역의 축구팬은 물론 전체 축구팬들에게 공감대를 얻어야 한다. 충북청주FC는 이제 명실공히 프로축구단이다. 공공재로써 역할도 해야 한다. 충북도와 청주시로부터 재정 지원을 받는 만큼 역할을 해야 한다. 자치단체에서 재정적 지원은 곧 세금 투입을 의미한다. 축구단의 운영 실태에 따라 지원이 끊길 수도 지속될 수도 있다. 예산 투입에 대한 동의를 이끌어낼 수 있어야 한다. 예산 축내는 축구단이 아님을 증명해야 한다.

충북청주FC의 슬로건은 '푸른 질주, 붉은 열정 This is Our Time'이다. 비전은 '팬과 함께 호흡하는 대한민국 최고의 흥행 구단'이다. 목표는 '시·도민과 화합하는 충북 청주의 명문 구단'이다. 무엇보다 먼저 도민들의 관심과 응원을 확보해야 한다. 뜨거운 응원의 함성이 운동장에 울려 퍼지도록 해야 한다. 막내 구단이지만 23개 구단이 부러워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역민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구단은 오래 지속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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