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늑장 제설행정 진상조사 벌어야

2022.12.06 18:53:48

[충북일보] 전국에 한파가 몰아치고 있다. 지역에 따라 눈도 자주 내리고 있다. 곳곳에서 피해도 속출하고 있다. 청주에서는 6일 오전 제설 작업이 제 때 이뤄지지 않아 출근대란이 빚어졌다. 아침 출근길 시민들의 불편이 컸다. 하지만 늦게까지도 제설작업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미끄러운 도로에서는 접촉사고 등이 잇따랐다. 출근시간은 평소에 비해 2~3배 이상 늦어졌다. 접촉사고가 난 도로는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그런데 제설차량은 고사하고 교통경찰마저 눈에 띄지 않았다. 청주기상지청에 따르면 청주지역엔 이날 오전 6시20분부터 눈이 내렸다. 2시간여 동안 청주 상당 1.6㎝, 청주지점 0.5㎝의 적설량을 기록했다. 많지 않은 적설량이지만 도로 상황은 마치 폭설이 내렸을 때와 같았다. 청주시의 제설 타이밍이 너무 늦어서다. 그 사이 도로는 빙판길로 변했고 교통사고까지 속출했다.

청주시의 겨울철 교통행정에 대한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민선 8기 청주시의 제설능력까지 도마 위에 올랐다. 적은 양의 눈에도 늦은 제설로 출근길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청주시의 이번 제설행정은 늑장행정 그 자체였다. 청주시의 총체적 부실을 보여줬다. 도로당국의 늑장 행정이 빚은 시민불편행정이었다. 눈이 내리지 않을 때도 출근길 도로엔 언제나 수많은 차량들이 붐빈다. 정체현상은 늘 일반적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늑장 제설까지 맞물려 교통대란을 키웠다. 좀 심하게 말하면 일종의 관재(官災)였다. 짧은 시간에 눈이 좀 많이 내리긴 했다. 하지만 그 정도 적설량으로 청주시내 도로가 마비된 건 아이러니다. 시계를 수십 년 전으로 되돌린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다. 지금 청주시내의 도로상태는 아주 좋다. 이런 도로에서 출근길 교통대란이 일어났다. 정말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게다가 이번 눈은 느닷없이 내린 것도 아니다. 이미 기상청의 예보가 있었다. 그런데도 청주시는 제설대책을 전혀 마련하지 않았다. 그저 교통대란이 시작된 이후 제설작업을 시작했다. 그야말로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이었다.

매너리즘에 빠진 탓이다. 선진국에서는 폭설은커녕 진눈깨비만 예보돼도 며칠 전부터 난리가 난다. 등교 취소는 물론이고 제설 작업에 만전을 기한다. 그런데 청주시의 이번 제설행정은 어땠나. 이미 예보된 눈에도 늑장 대응했다. 그 바람에 시민들이 엄청난 불편을 겪었다. 장시간 도로에 머물며 들인 비용도 만만찮다. 이런 행정이라면 공무원이 왜 있어야 하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시민 혈세로 왜 월급을 줘야 하는지 자괴감에 빠질 수밖에 없다. 폭설은 1년에 몇 번 오지 않는다. 평균적으로 안 올 때가 더 많다. 게다가 이번 눈은 아주 적었다. 그런데도 청주시는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 시민들이 청주시의 이런 조치를 이해하지 못하는 건 당연하다. 재난 대비는 늘 최악을 상정해 이뤄져야 한다. 조금만 안이하게 상황을 판단해도 엄청난 피해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청주시가 과연 최악의 상황을 염두에 뒀는지 모를 일이다. 얼마나 노심초사하며 부지런을 떨었는지 의문이다. 이번 제설 늑장 대처 경위에 대한 진상 조사는 반드시 있어야 한다. 그리고 조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에게 상응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어물쩍 넘어가면 같은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어이없는 재난까지 발생할 수있다.

한심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아무리 그럴싸한 매뉴얼을 지니고 있더라도 뒷북을 치면 헛일이다. 예산은 예산대로 낭비하고 행정 불신만 커지게 될 뿐이다. 이범석 청주시장은 이번 사태를 반면교사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연말 강추위는 강약을 반복하며 연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코로나19로 가뜩이나 어려운데 한파까지 몰려오고 있다. 기상 상황에 따라 눈이 자주 내릴 수도 있다. 그 때 그 때 상황에 맞는 대책이 필요하다. 청주시에 이번과 같은 일이 반복돼선 안 된다. 지금부터라도 폭설에 대비해 만반의 태세를 갖춰야 한다. 물론 청주시의 힘만으로 될 일은 아니다. 시민들은 행정력이 미치지 못하는 골목이나 내 집 앞의 눈을 스스로 치워야 한다. 기습 폭설이나 한파 같은 자연재해는 인간의 제어능력 밖이다. 행정력으로도 어쩔 수 없다. 그러나 정확한 예보와 신속한 대처가 있다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다. 청주시에 투철한 대민봉사 정신을 요청한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