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 파괴 심각…세종대왕 노하실라

<10월9일 576돌 한글날> 쉬운 우리말 사용 아쉬워
문체부·국립국어원 올해 다듬은 말 38개 발표
'ESG 경영'→'환경·사회·투명 경영'
'도어스테핑'→'출근길 문답'
'뉴 스페이스'는 '민간 우주개발' 제시

2022.10.06 20:29:30

오는 9일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해서 세상에 펴낸 것을 기념하고, 한글의 우수성을 기리기 위한 한글날이다. 6일 청주예술의전당 세계문자의 거리에 설치돼 있는 조형탑에 한글을 알리는 자·모음이 새겨져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팬데믹, 글로브 월, 엔데믹, 페이스 실드, 지표 환자, 부스터 샷, 제로 코로나, ESG 경영, 미코노미, 펫 프렌들리, 에이지리스, 도어스테핑, 빅 스텝, 노마드 워커…'

코로나19의 전 세계적 유행과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새로 등장한 낯선 외국어들이다. 이같이 일반 국민들이 쉽게 이해할 수 없는 외국어들이 최근 우후죽순 격으로 늘고 있다.

코로나 확산과 인공지능 등 정보·의료·교육·서비스 산업의 빠른 발전 속도로 촉발된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온 결과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립국어원은 지난 5일 576돌 한글날을 앞두고 지난 1월부터 9월까지 쉬운 우리말로 다듬은 어려운 외국어 새말 대체어 38개를 발표했다.

문체부는 '쉬운 우리말 쓰기 사업'의 하나로 국어원과 함께 외국어 새말 대체어 제공 체계인 '새말모임'을 구축해 운영 중이다.

새말모임은 어려운 외래 용어가 널리 퍼지기 전에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듬은 말을 제공하기 위해 국어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위원회다.

문체부의 '2022년 새말모임 다듬은 말' 목록에 따르면 'ESG 경영'은 '환경·사회·투명 경영', '미코노미'는 '자기중심 소비', '펫 프렌들리'는 '반려동물 친화', '에이지리스'는 '나이 무관'으로 바꿔 사용하면 일반 국민들도 이해하기 쉽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자주 등장하는 '도어스테핑'은 '출근길 문답', 최근 금융통화 정책에서 거론되는 '빅 스텝'은 '대폭 조정', '자이언트 스텝'은 '광폭 조정'으로 대체 사용하면 좋다.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은 또 '노마드 워커'는 '유목민형 노동자', '뉴 스페이스'는 '민간 우주개발', '그루밍 성범죄'는 '환심형 성범죄', '팬데믹'은 '세계적 대유행', '글로브 월'은 '의료용 분리벽' 등 쉬운 우리말로 대체해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문체부와 국립국어원은 가장 최근인 지난달 21일 새말모임을 통해 어려운 외국어 '디지털 트윈'을 대체할 쉬운 우리말로 '가상 모형'을 선정했다.

'디지털 트윈'은 가상공간에 실물과 똑같이 만든 물체 또는 그러한 것을 만드는 기술로 실물대신 시험대상으로 활용해 미리 여러 가지를 검증하는 데 이용되는 것을 이르는 말이다.

문체부는 지난달 23~29일 국민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어려운 외국어에 대한 우리말 대체어 국민 수용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73.6%가 '디지털 트윈'을 쉬운 우리말로 바꾸는 것이 좋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문체부와 국어원은 '디지털 트윈'처럼 어려운 외국어 때문에 국민이 정보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가상 모형'과 같이 쉬운 말로 발 빠르게 다듬어 홍보에 나서고 있다.

선정된 말 외에도 일반 국민이 이해하기 쉬운 다른 우리말 대체어가 있다면 사용할 수 있다. / 이종억기자 eok52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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