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평생열린학교 오순매 씨, 전국성인문해교육시화전 '글아름상'

"한글 배워서 잃어버린 국적 되찾았어요"

2022.09.27 15:21:55

충주평생열린학교 오순매 씨가 글아름상을 수상하고 있다.

ⓒ충주평생열린학교
[충북일보] 충주평생열린학교 오순매(65) 씨가 최근 전국 성인문해 교육 시화전에서 '외국인이세요' 작품으로 글아름상을 수상했다.

부상으로는 온누리상품권 20만원과 한국교직원공제회 부상품과 시집, 문구세트 등을 받았다.

교육부와 평생교육진흥원은 유네스코가 제정한 세계 문해의 날을 기념해 매년 9월을 대한민국 문해의 달로 선포하고 각종 홍보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전국 성인문해 교육 시화전은 문해교육의 중요성을 알리고 성인문해교육 학습자들을 격려하기 위해 열린다.

올해는 '문해, 지금 나는 봄이다'라는 주제로 공모했다.

전국에서 1만4천260명의 학습자가 참여해 삶의 역경, 한글 공부의 즐거움, 꿈과 희망 등으로 시를 써냈고 총 154명이 수상했다.

오 씨의 작품 '외국인이세요'는 글을 몰라 들어야 했던 서러운 말을 시로 승화했다.

그는 중환자실에 입원한 남편을 면회하기 위해 서류에 이름과 주소를 기재해야 했는데 글을 몰라 쓸 수가 없었다.

간호사에게 대신 적어달라고 부탁했지만 거절당했다.

하지만 글자를 모른다는 말은 부끄러워서 차마 할 수가 없었다.

몇 번의 실랑이 끝에 간호사가 짜증스레 내뱉은 말 "외국인이세요"였고, 오 씨 가슴에 큰 상처로 박혔다.

오래전의 일인데도 불구하고 시를 쓰는 오 씨의 눈에는 눈물이 고일만큼 큰 상처였다.

오 씨는 "아직도 그때 말이 가슴에 체증처럼 얹혀있었는데 이제 속이 뻥 뚫렸다. 나도 이제 한글 쓸 줄 아는 당당한 한국인이다. 국적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신 선생님과 학교에 감사드린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은일신 교장은 "어머니가 열심히 공부하셔서 이렇게 좋은 날이 왔다. 가슴 아픈 상처를 딛고 멋진 시인이 되신 것을 축하드린다"고 말했다.

오 씨의 수상작은 온라인 전시관 전국성인문해교육시화전 '세상을 봄' 섹션에서 감상할 수 있다.

한편, 평생열린학교는 충주시의 유일한 장애인평생교육시설이다.

평생교육에 접근하기 어려운 충주시 성인장애인들에게 학습과 새로운 삶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검정고시 수업과 한글교실, 노래교실, 컴퓨터 수업 등 다양한 평생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충주 / 윤호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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