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대란을 해결하려면

2022.09.05 17:34:11

[충북일보] 택시 관련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이번엔 서울시가 내놓은 택시요금 인상안을 놓고 갑론을박이다. 전문가들은 새로운 표준을 말한다. 뉴노멀 시대 규제의 혁신을 강조한다.

*** 근본 원인 제대로 파악해야

서울시가 택시기본요금을 올릴 모양이다. 일명 '심야 승차난 해소를 위한 택시요금 개선안'이다. 충북도 택시요금 인상 압박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장기화와 유류비 인상, 물가상승 탓이다. 택시업계는 3천800원까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시민들은 요금 인상 요구에 좋잖은 표정을 하고 있다. 현재 충북도내 택시기본요금은 3천300원이다.

충북도는 택시요금 조정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택시운임·요금의 기준 및 요율조정 용역' 수행 업체도 선정했다. 2년마다 조정 여부를 검토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른바 국토교통부 훈령 4조 규정에 근거한다. 여객자동차 운송사업 운임·요율 등 조정요령을 말함이다. 용역은 이달부터 3개월간 진행 예정이다. 상황에 따라 기간은 늘어날 수 있다. 설명회와 공청회 등도 열어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관련 위원회 심의도 거쳐야 한다.

택시요금 인상은 그야말로 고육책이다. 서울이나 청주나 다르지 않다. 충북 택시요금은 지난 2019년 13.2% 인상됐다. 2천800원에서 지금의 3천300원이 됐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수많은 택시기사가 증발했다. 서울시 법인택시 기사 수는 코로나 사태 전과 후가 크게 다르다. 2019년 말 3만991명에서 2022년 5월 2만710명으로 33.2%나 줄었다.

충북 상황도 마찬가지다. 청주시의 경우 현재 등록 택시는 모두 4천124대다. 법인택시 1천592대와 개인택시 2천532대 등이다. 이중 휴업신고를 한 택시가 400대다. 택시를 운행할 기사가 모자라 실제 운행되는 차량 수는 더 적다. 청주지역 법인 택시 기사 수는 1천196명이다. 등록된 법인택시 수에 못 미치고 있다. 코로나19 후 택시 이용률이 줄자 기사들이 대거 이직한 탓이다.

결국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팔 걷고 나섰다. 가장 큰 원인으로 저임금·장시간 근로가 지목됐다. 요금인상을 꺼내들 수밖에 없는 결론이다. 탄력요금제, 탄력호출료, 심야할증요금 인상 등이다. 택시요금 인상은 여러 모로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정답은 아니다. 응급 대책일 뿐이다. 택시대란의 배경을 살피면 금방 알 수 있다. 택시업계는 그동안 변화를 거부했다. '타다' 택시와 '우버' 같은 새로운 모빌리티 서비스 도입을 번번이 가로막았다.

택시업계는 승차난 덕에 일단 관심을 끌었다. 하지만 문제의 근본 원인은 아직 파악하지 못한 듯하다. 택시대란의 주범은 코로나19가 아니다. 택시기사 이직은 이전부터 시작됐다. 지난 10년 동안 약 3만 명의 법인택시 기사가 직장을 떠났다. 일시적이 아닌 구조적 문제라는 의미다. 기존환경에 대한 택시업계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가 필요한 이유다. 요금 인상은 그저 시작뿐이다.

결론은 하나다. 요금인상 효과가 기사들의 실질적인 처우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 사납금이나 호출비(플랫폼 수수료)가 덩달아 뛰면 헛일이다. 요금인상 대책엔 세심한 정책 설계가 뒤따라야 한다. 자칫 택시회사와 플랫폼 업체의 배만 불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 시대착오적인 규제 풀어야

택시요금 인상은 이직 기사들의 택시업계 유턴 유도 의도를 갖고 있다. 그런데 하반기 공공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다. 서민들의 생활은 가뜩이나 팍팍하다. 택시요금 부담까지 짊어지면 너무 힘들다. 물론 미친 듯이 뛰는 물가에 택시요금 인상을 비난하긴 어렵다. 문제는 요금인상으로 택시대란을 해결할 수 있느냐다. 택시대란의 가장 큰 원인은 시대착오적 규제였다. 이런 전봇대부터 뽑아내야 한다.

정부는 제도 밖의 서비스 활용을 서둘러야 한다. 택시업계는 모빌리티 혁신이 가능하도록 도와야 한다. 정부와 택시업계가 머리를 맞대면 방법을 찾을 수 있다. 그 때 비로소 택시의 공급 탄력성을 회복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전후해 표준이 바뀌고 있다. 이른바 뉴노멀이란 새로운 표준이 생겨났다. 규제로 혁신이 막히면 뉴노멀을 따라갈 수 없다. 피해는 고스란히 소비자들에게 돌아온다. 그게 좋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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