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을 여는 詩 - 체리세이지

2022.08.18 19:53:58

체리세이지
          김현순
          충북시인협회 회원



바람이 와도 두렵지 않아
하늘하늘 매달린 달콤한 꿈들마저
홀홀 날려버리고 싶어
초록빛 울타리 아래
볕 좋은 이곳이 딱 좋아
점 하나의 꽃잎 되어 흔들리는 것
언젠가 우주 속에서 초대받은 일이야
가녀린 꽃대와 꽃대 사이
가까이 기대지 않아도 괜찮아
꿀벌에게 전해주던 달달한 편지는
잠시 접어두어야지
빨간 아픔의 조각들마저
지나가는 계절의 고운 무늬가 될 수 있다면
꽃대 사이를 스쳐가는 한줄기 바람으로
상처받지 않는 내가 너무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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