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차 없는 충북도청' 시범운영 첫 날

도청 민원실·신관 주차장 대체로 한산
민원인, "주차난이 없어서 쾌적하고 좋다"
직원·인근 주민 불편 호소…골목마다 만차

2022.08.08 18:04:26

충북도가 '차 없는 청사' 시범운영에 들어간 8일 도청 본관 앞 주차장 등이 텅 비어 있다(왼쪽). 반면 이날 도청 인근 골목길 등에는 평소보다 많은 주차 차량으로 '만차'를 이루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도청에 무슨 일로 오셨습니까?"

8일 오전 9시 30분 충북도청 출입구를 지키던 청원경찰은 출입자들의 방문 목적을 물었다.

도가 이날부터 12일까지 '차 없는 도청' 시범운영 사업을 실시하면서 부서 민원인이나 임산부 직원, 장애 직원을 제외한 일반 직원이나 인근 방문인의 경우 도청에 주차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도는 기존 377면의 주차장을 106면으로 줄이고 나머지 주차면 위에 고깔을 세워두거나 주차금지 푯말을 붙여놨다.

충북도가 '차 없는 청사' 시범운영에 들어간 8일 도청 서문 입구에서 청원경찰이 민원인 차량을 안내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시범운영기간 주차장으로 지정된 충북도의회 건물 뒤편 주차장과 민원실 인근 주차장은 주차차량 70대에서 80대 수준을 유지하며 대체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도청을 방문한 한 민원인은 "도청에 올 때마다 주차할 곳이 없어서 빈자리를 찾느라 두바퀴, 세바퀴를 도는 일이 일쑤였는데 이렇게 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니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 민원인 이외에도 도청을 방문하는 민원인들은 평소 볼 수 없던 훤해진 주차장 모습에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도는 시범운영 기간 외부 주차장 155면을 추가로 임차해 직원들의 주차 수요를 해소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같은 계획에도 도청 직원들은 불만의 목소리를 쏟아냈다.

충북도가 '차 없는 청사' 시범운영에 들어간 8일 도청 본관 앞 주차장 등이 텅 비어 있다. '차 없는 도청'은 이날부터 12일까지 시범 운영된다.

ⓒ김용수기자
도가 운영하는 6대의 셔틀버스의 경우 청주 중심지에서만 운행될 뿐 먼 지역까지는 운행하지 않다보니 택시나 카풀, 배우자가 태워다주는 경우가 주를 이룬다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이날 셔틀버스를 타고 출근한 직원은 20여명에 그쳤다.

주차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시범운영으로 일주일 정도는 차를 두고 출근할 수 있겠지만 영구적으로 이같은 방식을 취한다면 당장 앞이 캄캄하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직원은 "출근이 늦을 것 같아 도청 인근 주택가에 차를 댈 수 밖에 없었다"며 "차를 빼달라는 전화가 오면 바로 달려가야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도청 인근 골목은 갓길주차 차량으로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

주민들은 "도청에 주차장이 부족해 골목주차를 하는 공무원들이 많았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오늘은 더 심각한 것 같다"며 "심지어 내 집앞인데도 주차를 못하는 상황"이라고 하소연했다.

직원들과 인근 주민들의 불편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는 '차 없는 도청' 사업의 주차장 법 위반 소지에 대한 논란이다.

충북도가 '차 없는 청사' 시범운영에 들어간 8일 도청 인근 골목길 등에는 평소보다 많은 주차 차량으로 '만차'를 이루고 있다.

ⓒ김용수기자
주차장법과 청주시 관련 조례에 따르면 지자체 청사 등 업무시설은 시설면적 100㎡당 1대의 주차장을 갖춰야 한다.

3만2천207㎡ 면적의 도청사의 경우 322면의 주차면을 갖춰야하는데 주차타워나 부설주차장 등의 대안 없이 무턱대고 주차면을 줄일 수는 없는 상황이다.

더욱이 주차타워를 지을 경우 1면당 사업비가 4천만원 가량의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고 더욱이 부지 확보도 쉽지 않다.

도 관계자는 "'차 없는 도청' 시범 운영을 통해 문제점과 개선 사항 등을 파악한 뒤 종합적으로 검토해 운영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영환 충북지사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 SNS에 "의욕이 너무 앞서다보니 여러분을 힘들게 한 것은 아닌가 걱정된다"며 "조금만 참고 도와주면 문화와 쉼터가 있는 도청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북도가 나아가야 할 길을 깊이 생각해보는 한 주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 김정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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