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귀환 충북 만들기에 집중해라

2022.08.07 18:35:50

[충북일보] 인구와 일자리 등 수도권 집중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국책연구기관의 격차 수치를 보면 심각하다. 소멸하는 지방을 위한 차세대 미래 산업 투자유치를 서둘러야 할 때다.

산업연구원이 지난 2일 '수도권·비수도권 간 발전격차와 정책 방향' 보고서를 발표했다. 일자리의 인구와 일자리 모두 수도권이 압도적이다. 수도권은 전체 국토의 12%에 불과하다. 그런데 총인구의 50.3%, 청년인구의 55.0%, 일자리의 50.5%가 집중돼 있다. 수도권의 1인당 지역내총생산(GRDP)은 3천710만 원이다. 비수도권보다 300만 원 많다. 단위면적당 주택 매매 가격은 비수도권 대비 3배 이상 높았다. 신용카드 사용액도 수도권이 전체의 75.6%를 차지했다. 심각한 불균형이다. 정부는 지난 2004년 '국가균형발전법'을 제정했다. 지역 간 불균형 해소와 지역 특성에 맞는 자립적 발전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서였다. 이후 공공기관 지방 이전, 지방투자 촉진보조금 등 다양한 정책을 벌였다. 하지만 크게 개선되지는 않았다. 정부별 균형발전 핵심지표에 따른 시도별 순위 변화를 살펴보면 금방 알 수 있다. 충북의 경우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에서 각각 11위, 11위, 12위, 12위로 정체 현상을 보였다. 반면 인근의 세종시는 박근혜 정부 때 7위(5.57)에서 문재인 정부 때 1위(8.10)를 기록했다. 지자체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이 미친 영향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현재 상태로 보면 수도권은 사람과 돈, 일자리를 빨아들이는 블랙홀이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구조적인 생산성 격차는 날로 커지고 있다. 다양한 삶의 균형발전 정도를 보여주는 균형발전 지표 격차도 크다. 세종시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발전이 없다. 물론 처음부터 이처럼 격차가 컸던 건 아니다.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달랐다. 비수도권이 수도권보다 총인구수와 GRDP를 앞섰다. 하지만 매년 격차가 좁혀졌다. 결국 2010년대 중반 이후 수도권이 비수도권을 추월했다. 지역 생산수준 차이는 인구유출의 원인이 됐다. 저소득 지역에서 고소득 지역으로 인구 이동이 늘어났다. 수도권에 일자리가 쏠리면서 인구 편중 현상을 불러왔다. 비수도권은 주민이 줄고, 경제 활력이 떨어지게 됐다. 인구 유출의 핵심 원인은 일자리 부족이다. 정부와 정치권이 알면서도 외면해온 결과다. 비수도권에 기업 유치와 투자를 유도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 조세감면과 규제 철폐 같은 조치가 필요하다. 산업연구원이 정부에 요구한 조언이기도 하다. 미국의 기회특구(Opportunity Zone)와 같은 공간 조성을 의미한다. 정부는 조언을 받아들여 실천하기는커녕 무시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 공약이 점점 더 지키지 못할 약속이 되고 있다.

지역에서 청년이탈 현상은 오래전부터 진행됐다. 이제 위험 수위에 도달했다. 남아 있는 청년들마저 생산 일선에 나서려 하지 않고 있다. 마땅한 일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결코 예삿일이 아니다. 충북 청년들은 "눈길을 끌 만한 일자리가 충북에 별로 없다"고 하소연한다. 고용의 질이 낮다는 뜻이다. 산업 현장에서는 일할 사람을 못 구해 아우성이다. 취업난과 구인난이 동시에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충북이 '일자리 미스매치 도시'가 된지도 오래다. 청년들은 일과 삶의 균형을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하다.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일자리를 구하지 못하면 구직을 단념하는 경향을 띤다. 충북도는 청년들이 일자리 찾기를 포기하는 경제사회 구조를 지속적으로 찾아내야 한다. 그 뒤엔 개편한 청년정책을 우선순위에 두고 실천해야 한다. 지역 실정과 경제구조를 면밀히 따진 대책을 실행해야 한다. 음성군과 진천군엔 청년 일자리가 늘어나고 있다. 충북도가 눈여겨볼만한 하다. 바이오와 IT 등 지금의 충북 먹거리 산업을 육성하는데 20년이 걸렸다. 민선 8기 충북도는 이제 차세대 미래 산업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 우주항공산업이나 양자기술산업 등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청년들이 돌아오는 충북을 만들 수 있다.

국내외 경제 변화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다. 산업의 변화 사이클도 빨라질 수밖에 없다. 충북도는 눈을 부릅뜨고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와 연구개발에 나서야 한다. 청년이 돌아오면 도시 경쟁력은 자연스럽게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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