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내륙고속화도로와 가덕도 신공항

2022.07.03 14:57:11

유운기

전 하나은행 지점장

이러저러한 일들로 가끔 청주와 충주를 오고 가곤 하는데, 몇 년 전부터 여기저기 도로 공사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 때문에 자동차 운전을 하다보면 기존 도로를 막고 임시 도로로 이용토록 하는 곳들이 여러 군데 있는데, 그런데 이러한 부분이 말 그대로 임시 도로이다 보니 노면 상태가 불편함은 물론이고 급회전을 해야 하는 등 자칫 조금이라도 방심하면 사고로 이어질까 아찔한 곳들도 있습니다.

바로 충북 도민의 숙원 사업이라 불리며 2017년 첫 삽을 뜬 청주~증평~음성~충주~제천 57.8㎞ 국도 고속화 사업으로 우선 청주와 충주 구간의 공사가 진행되는 곳입니다. 원래 전국의 광역자치단체 중 수부도시와 제2~3도시 간 고속도로 또는 고속화도로가 없는 곳은 충북뿐으로, 도민들이 원한 고속도로는 사업성이 없다고 배제되고 그나마 무료도로인 고속화도로로 사업이 진행된 것입니다.

지난 2004년부터 논의만 반복하다 2011년에야 첫걸음으로 기본, 실시설계를 시작해 2017년부터 본격적인 공사에 착공하였으니 주민들의 본격적인 민원이 공사착공으로 이어지는데 13년이 걸린 것입니다. 대부분의 고속도로나 고속화도로 등 대규모 기간 사업들이 일사천리로 진행됨에 반하여 충청내륙고속화 도로는 경제성이나 예산 집행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사업이 반려되다가 도민들의 숙원사업이라는 그야말로 간곡한 호소에 고속화도로라도 건설하게 되었으니 통 큰 배려에 감사 인사라도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인구와 물동량이 적어 타당성이 없다면 그렇다면 그 지역은 인구 증가로 교통량이 늘어날 때까지 고속도로는 물론이고 다른 기간산업 투자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하느냐 하는 문제입니다. 사실은 도로나 전철이 건설되어 교통이 편리해지면 사람들이 모이고 그에 따라 교통량도 증가하고 지역 경제도 활력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SOC투자는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와 같아서 집행 기관의 선택의 문제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실제 정부가 언제나 경제성이나 효율성만을 따져 사회 간접 자본의 투자를 결정한 것도 아닙니다. 일례로 2021년 2월 국회는 가덕도 신공항 건설에 관한 특별법을 제정했는데, 이는 동남권 신공항 입지를 부산 가덕도로 확정하고, 신속하게 신공항 건설을 추진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는 내용이 핵심입니다. 원래 가덕도 신공항 건설 사업은 국가재정법 38조 1항에 따라 예비타당성조사를 거쳐야 하는데 이를 면제토록 한 것입니다.

본래 동남권 공항과 관련해서는 박근혜 정부 당시 가덕도에 신공항을 건설하는 것보다 김해 공항을 확장하는 안이 가장 효율성 높은 것으로 판명된 사안인데, 2021년 여야가 부산지역 보궐선거를 앞두고 그야말로 당리당략으로 가덕도 신공한 특별법을 제정해 공항 건설이 타당한지 조사조차 생략하고 입법한 것으로, 국토교통부가 밝힌 가덕도 신공항 건설 관련 사업비가 12조8천억 원임을 감안하면 청주~충주간의 내륙화고속도로 건설비는 그 보다 1/20수준도 안 되는 7천200억 원이니, 정부가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얼마든지 사업 착공이 가능한 셈이었던 것입니다.

결국 충청내륙고속화도로의 착공이나 완공시기에 관한 중앙 정부의 경제성이나 효율성 논리는 눈치 볼 필요 없는 지역에 예산 집행을 좀 더 미루려는 핑계일 뿐입니다. 본디 예산이란 것이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정치적 투쟁의 결과물이란 학문적 정의에 따르자면 지역에서만 목소리 큰 정치인을 둔 우리지역의 한계로 자조 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다만 국가 예산이 아무런 기준도 없이 집행돼서도 안 되겠지만 지방에 살고 있는 우리로서는 사회간접자본 투자에 있어서 지역균형발전 관련 항목에 보다 큰 배점을 차지하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