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에 바란다

2022.06.06 17:32:35

[충북일보] "예정된 패배였다." "현재로선 답이 없다." "1년을 넘어 2024년 총선도 모른다." 더불어민주당의 상태를 표현하는 문장들이다. 불행하게도 정치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 제 눈에 안경 벗어야 한다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가 지난 2일 총사퇴했다. 6·1 지방선거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서다. 지도부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건 당연하다. 물론 지도부 사퇴로 모든 게 정리되는 건 아니다. 전면적인 개혁과 혁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민주당의 미래를 장담할 수 없다. 지도부 사퇴는 곧 시작이어야 한다.

6·1 지방선거는 민주당에 매서운 경고를 날렸다. 처참한 성적표로 민심의 준엄함을 알렸다. 민주당은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장 가운데 겨우 5자리를 건졌다. 기초단체장도 63 대 145로 완패했다. 충북에서도 '여대야소'가 됐다. 광역·기초의회도 다르지 않다. 특정지역 정당으로 쪼그라들었다 해도 과장이 아니다.

지방정치에서 민주당은 이제 소수당이다. 아직도 패배가 실감나지 않을 수 있다. 국회에서는 여전히 1당의 정치파워가 있기 때문이다. 야당으로서 각오와 포부가 절박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 야당이 된 이상 제대로 된 야당의 길을 가야 한다. 언제든 준비된 수권야당의 위상을 공고히 해야 한다.

정치의 수준을 높이는 모습부터 보여줘야 한다. 지지자들이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은 언제든지 다르게 선택할 수 있다. 언제든지 선택받을 수 있는 준비를 하는 게 정당의 도리다. 정권 교체형 여야 경쟁구도 유지는 필수조건이다. 다시 말해 민주당이 대안야당으로서 늘 준비된 모습을 보여야 한다.

정당의 존재 이유는 정권 창출이다. 야당은 정권교체라는 근본적인 대안까지 해야 한다. 정부비판과 정책입안은 늘 동시적이어야 한다. 야당의 정치영역에서 그만큼 실효성 있는 건 없다. 최고의 가치이기 때문이다. 야당은 끊임없이 정치엘리트 계층을 확대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이 의존하고 싶은 정당을 만들 수 있다.

민주당의 위기는 장기화 할 수 있다. 민주당은 한때 3중고를 앓은 적이 있다. 반호남 지역주의 폐해와 야권연대로 인한 이념적 편협성, 패권적 계파의 폐쇄성을 꼽을 수 있다. 민주당은 이번 기회에 전국정당화를 이뤄야 한다. 그러기 위해 견고한 중도층 지지확보는 필수조건이다. 수권야당으로서 명심해야 할 대목이다.

6·1지방선거 패인이 무엇인지 누구나 안다. 정치에서 가장 무서운 건 당내 계파정치의 폐쇄성이다. 소위 호환마마보다 더 무섭다. 친문·친명 등의 대립구도부터 없애야 한다. 패권적 계파는 정당을 폐쇄적으로 만들 수밖에 없다. 계파만으로 정권을 재창출 할 수 없는 까닭이다. 새로운 정치세력의 참여를 막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정확하게 현실을 인식해야 한다. 이제 '제 눈에 안경'을 벗어야 한다. 민주당이 파괴하고 버려야 할 과제부터 정리해야 한다. 혁신 과제를 구체적이고 명료하게 짚어내야 한다. 압도적 입법 권력에 의존한 기득권 의식부터 버려야 한다. 당내 권력과 핵심 지지층 사이에 존재하는 수직적 동맹관계도 깨야 한다.

정당정치와 시민 정치세력 간 관계는 수평적이어야 한다. 그래야 비판적이고 건설적인 긴장관계가 유지될 수 있다. 수직적인 동맹관계에선 올바른 지적이 있을 수 없다. 건강한 비판을 제시해줄 세력이 없다. 민주당은 유권자의 무관심 이유를 알아야 한다. 현재 민주당의 폐쇄적 구조는 심각하다.

*** 당내 폐쇄적 기둥 없애야

6·1지방선거는 32년 만의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 뒤 처음 치른 선거다. 법의 개정으로 주민이 지방의회에 조례안의 제·개정을 요구할 수 있게 됐다. 다시 말해 주민 참여의 길이 대폭 넓어졌다. 지방의회 정책 역량 강화 길도 열렸다. 전문인력 충원으로 그동안 부복했던 지방의회 전문성을 확장할 수 있게 됐다.

모두 민주당이 이뤄낸 성과다. 그런데 지방선거 완패로 아주 왜소해졌다. 온전한 지방자치 실현에 온전한 참여가 어렵게 됐다. 지방선거를 중앙선거의 재판(반복)으로 만들어버린 탓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개혁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런데 늘 개혁은 없이 똑같은 모습이었다. 민주당은 당내의 폐쇄적 기둥 인물부터 무너뜨려야 한다. 혁신의 첫 설계도가 당내 기둥 깨기 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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