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규제완화 천명… 일부 부처 '요지부동'

탄소중립·수돗물 수질개선 등 현안 첩첩
'늘공' 주도 정책 변경, 업무회피 가능성
"대통령실에 플랫폼 만들고 직접 챙겨야"

2022.06.06 15:39:30

[충북일보]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강력한 규제완화 의지를 천명한 가운데 대표적인 규제 부처인 환경부 등 각 부처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기업체들은 1998 김대중 정부에서 신설한 규제개혁위원회가 24년 간 추진됐던 규제완화가 이번에도 흉내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충북을 비롯해 경기·경북 등에서 국토교통부와 환경부 등을 대상으로 규제완화를 기대하고 있는 기업들은 최근 윤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의 규제혁파 발언에 상당히 고무된 상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모래주머니 달고 글로벌 경쟁 어렵다"면서 "모든 부처가 규제혁파 나서라"고 지시했다.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도 규제혁파에 사활을 걸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경제계에서 규제 완화와 관련해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먼저 반도체 공장 건설과 관련된 규제 완화가 대표적이다.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온라인 플랫폼과 바이오·헬스, 핀테크 등 3대 신산업이 각종 규제로 뒤처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는 현재 크고 작은 기업 규제가 약 3천개에 이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가운데 법 개정이 필요해 다소 복잡한 절차가 필요한 규제가 있지만, 법 개정 없이 각 부처의 지침 변경으로 신속하게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사례도 수두룩하다.

하지만, '늘공(늘공무원)' 중심의 대통령실과 새로운 정책 시행에 따른 책임론 때문에 업무 담당자들의 경우 상부 또는 윗선의 지시가 있을 때에만 움직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바뀌면서 적지 않은 공무원들이 정책변경 과정에서 문책은 물론, 심지어 사법처리 대상으로 전락한 사례로 인해 공직자들의 '복지부동'으로 이어진 셈이다.

세종 정부청사에서 근무하는 한 공무원은 통화에서 "새 정부가 규제혁파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이를 스스로 실천할 공무원은 많지 않을 것"이라며 "정책추진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귀책사유 때문에 소위 '늘공'들은 쉽게 움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정책 추진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귀책사유에 대해 면책을 약속하고, 좋은 정책은 인사고과에 확실하게 반영하는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문재인 정부의 그린뉴딜 정책의 일환으로 쓰레기를 열분해 한 뒤 기름으로 만든 재생유 유통에 걸림돌이 되는 사례(판매기준)도 대표적인 규제로 볼 수 있다.

또 전국 곳곳에 설치된 상하수도 배관에서 발생하는 녹(부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기술임에도 지나치게 높게 설정된 환경부의 기준(지침) 때문에 전국적인 상용화를 이뤄내지 못하고 있는 사례도 쉽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여기에 또 청주 에어로케이 등 신생 항공사들의 국내외 공항 슬롯배정 문제도 국토교통부 차원에서 서둘러 해결할 수 있는 문제로 볼 수 있다.

충북 A기업의 대표는 "새 정부가 규제혁파를 천명한 것은 기업인 입장에서 매우 환영할만한 일"이라며 "정부 부처와 지자체에만 맡기지 말고 규제완화 의견을 익명으로 개진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대통령실에서 직접 관리해야 큰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서울 / 김동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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