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은 가까운 곳에

2022.05.24 15:47:59

김수정

청주시 내수읍 행정복지센터 주무관

매일 아침 업무 시작 전 굿모닝 사이트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뜨는 청렴 퀴즈를 풀며 하루를 시작하고 모니터 옆에 있는 청렴 거울을 보고 용모를 점검한 뒤 민원인분들을 응대한다.

공무원이 되고 난 뒤 일상 속에서 매일 마주하게 된 단어가 청렴이다. 청렴이 무엇이길래 끊임없이 공직자들에게 요구되고 또 강조되는 것일까? 이는 청렴으로부터 국가의 경쟁력이 나오기 때문이다. 고려 말의 권문세족의 횡포, 조선 말의 세도정치 등 관리들의 부정부패로 인해 백성들이 고통받고 결국은 국가멸망의 길로 접어든 수많은 사례들을 보면 부패한 사회는 단 한 번도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공직자의 청렴이 국민 신뢰와 연결되고 공직자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가 좋은 정책을 생산하고 이에 대한 국민의 지지로 연결되어 더 공정하고 건전한 사회를 만드는 토대가 되기 때문에 청렴이 공직자에게 더 강조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청렴을 지키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할까?

언론에서 자주 접하는 억대의 뇌물 및 금품 수수, 부정청탁과 같은 부패들이 결코 한순간에 생겼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늘 있는 아무것도 아닌 한 번의 식사 자리. 접대가 아닌 선의의 대접. 돌아가며 낼 수도 있는, 다만 그날따라 내가 안 냈을 뿐인 술값. 그 밥 한 그릇이, 술 한 잔의 신세가 다음 만남을 단칼에 거절하는 것을 거부한다"라는 드라마 속 악인의 독백처럼 자신도 인식하지 못한 사이에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쌓여 부패의 씨앗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공직자는 항상 부패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가까이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일상생활 속에서 자신을 성찰하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청렴이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사전에서 청렴의 뜻풀이를 찾아보면 청렴이란 성품과 행실이 높고 맑으며, 탐욕이 없음이라고 적혀있다. 단순히 권한과 영향력을 부당하게 사용해 사적 이익을 취하는 부정부패를 근절하는 것만을 청렴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청렴의 의미를 더 넓게 생각해 보는 것은 어떨까?

'성품과 행실이 높고'의 의미를 생각해 볼 때 공무원 스스로가 성실하게 업무에 임하고 공정하게 업무를 처리하며 적극 행정을 하는 것 또한 청렴의 하나라고 생각한다. 자신의 업무를 잘 파악해 질 좋은 민원 서비스를 제공하기, 감사하다며 민원인 분이 가져오신 음료 한 잔 유연하게 거절하기, 양심적으로 초과근무 수당 달기, 사무실 내 공용물품 개인적으로 사용하지 않기 등과 같이 사소한 개인의 행동과 습관 하나하나가 모여 청렴을 이루는 게 아닐까?

청렴한 사회의 기반이 일상 속 개인의 실천과 노력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공직자가 인지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는 공직사회가 되길 희망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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