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 버스 연장운행 딜레마

시민, 거리두기 해제 이후 "30분이라도 연장됐으면"
시, 100% 정상운행·증차
주52시간제로 '연장'은 애로
"실효성 등 충분한 검토 필요"

2022.05.19 20:29:16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연장운행을 원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시내버스가 더 늦은시간까지 다녔으면 하는 바람이 크죠."

밤 11시가 넘은 시각 청주 북문로의 도청 시내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놓친 직장인 유모씨가 아쉬움을 토로했다.

유씨는 청주시 북문로에서 '2차'를 즐겼다. 오창으로 귀가하기 위해 시내버스 막차 시간에 맞춰 버스를 타려고 나왔지만 간발의 차로 탑승하지 못했다.

유씨는 "택시를 타고 오창까지 가는 것보다 버스를 타는 게 요금이 저렴해서 최대한 버스 시간에 맞춰 술자리에서 먼저 나온다"며 "가끔 버스를 놓치고 택시를 탈 때면 '버스가 30분이라도 연장운행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고 전했다.

청주시가 시내버스 운행 딜레마에 빠졌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시내버스 연장운행을 원하는 시민들이 늘고 있지만, 청주시가 독단적으로 쉽게 결정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어서다.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시내버스가 운행되고 있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연장운행을 원하는 시민들이 늘어나고 있다.

ⓒ김용수기자
청주시는 지난 2021년부터 기초 지자체 중 최초로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에 시가 노선 운영의 관리와 조정을 담당하고 있다.

이미 청주 시내버스는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100% 운행'되고 있는 상황이다.

19일 청주시에 따르면 현재 청주 지역 시내버스 노선은 128개다. 운행되는 시내버스는 읍·면지역의 공영버스 50대를 포함해 450대다. 여기에 예비차량 33대가 더 있다.

시내버스는 오전 6시 전후 운행을 시작해 밤 11시 전 마지막으로 발차(發車)한다. 종점 도착지는 밤 12시 전후다. 오송역과 청주공항을 오가는 747번 버스는 KTX 탑승객의 편의를 위해 밤 12시35분 막차가 운영된다.

시는 코로나19 사태 심화 당시 40%까지 감차했던 모든 노선의 운행을 지난 3월 정상화했다. 이에 노선별로 많게는 하루에 60회 가까이 운행되고 있다.

최근엔 '피크타임'을 고려해 오전 출근·등교, 오후 퇴근·하교시간의 배차를 늘렸다. 또 밤 9시 이후도 회식·야근을 고려해 배차를 촘촘히 했다.

시 관계자는 "일부노선 운행시간 부족과 흥덕구청 대중교통 편의 증진, 승객과밀 해소 등을 위해 6개 노선을 변경하고 시간표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변경된 노선은 △313-1번 첫차 출발지 변경(문이→두모, 품곡) △516번 종점변경(충청대입구→흥덕구청) △502번 급행 운행시간 부족에 따른 시간표 조정 △713번 오창(양청고)~분평종점 승객과밀 해소를 위해 증회(오창출발 7~8시 16분 간격에서 12분 간격으로 운행) △721번 종점변경(병천(관세청, 해경)→병천(한국기술교육대학교)) △922번 학생 등하교 등을 고려한 시간표 조정 등이다.

시는 일부 노선에서 피크시간대 승객이 몰리는 경우는 있지만, 버스운행이 정상화되면서 '과밀운행'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특히 법적인 문제로 인해 운행시간 연장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크다.

시내버스 등 육상운송업이 주52시간 근무제한 업종에 포함되면서 시내버스 기사에게 초과근무를 요구할 수 없게 됐다. 여기에다 시내버스 기사 구인난도 더해져 연장운행을 더 힘들게 한다.

이 관계자는 "수원역과 사당역을 오가는 7770번 등 서울·경기권에선 24시간 운행되는 버스가 있고, 서울의 'N버스' 등 심야시간에만 운행되는 버스도 있긴하다"며 "이들 버스는 3교대로 기사를 운영한다. 하지만 청주는 통상 2교대로 하루 9시간씩 근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장운행을 위해선 근무시간을 조정해야 하고, 이를 위해선 노사간 합의가 필요하다"며 "실효성 등에 대한 충분히 합리적인 검토를 거쳐서 결정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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