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재정자립도 높이는데 주력해야

2022.05.04 19:53:06

[충북일보]충북도의 올해 재정자립도가 지난해보다 높아졌다. 전체 예산 중 자주재원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충북도에 따르면 올해 충북의 재정자립도는 29.8%다. 지난해 25.5%보다 4.3%p 올랐다. 하지만 여전히 낮은 편이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한번도 30%를 넘지 못했다. 충북을 포함해 동일유형 광역자치단체 9곳의 평균 재정자립도는 37.5%다. 충북이 7.7%나 낮다. 재정자립도는 전체 예산 규모에서 자체 수입(일반회계)이 차지하는 비중을 말한다. 스스로 살림을 꾸릴 수 있는 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다. 100%에 가까울수록 재정 운영의 자립 능력은 우수하다. 지방세·세외수입(자체 수입)이 많으면 높아진다. 반면 지방교부세·보조금 등 정부 이전재원이 크면 낮아진다. 올해 충북도 자체수입 예산은 23.9% 증가했다. 반면 정부 이전재원은 1.3% 감소했다. 그 바람에 재정자립도가 높아졌다. 재정 운용의 자율성을 나타내는 재정자주도 비율도 높아졌다. 올해 44.27%로 지난해 39.04%보다 5.23%p 증가했다.

재정자주도는 지자체의 실질적인 재원활용 능력이다. 지방세, 세외수입, 지방교부세 등 지자체의 재정수입 중 특정 목적이 정해지지 않은 일반 재원의 비중을 말한다. 자체수입과 자주재원이 높아야 증가한다. 올해는 일반회계 기준으로 자주재원이 증가했다. 반면 사용이 제한되는 보조금 수입이 감소했다. 재정자립도와 함께 재정자주도까지 올라갔다. 자체세입 확대 노력으로 지방세와 세외수입 등이 늘어난 덕이다. 재정 규모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충북의 올해 예산 규모(세입 예산)는 처음으로 7조원을 돌파했다. 7조230억 원으로 전년보다 3천694억 원이 증가했다. 세부적으로 보면 이전재원이 3조5천300억 원으로 가장 많다. 이어 자체수입 1조7천603억 원, 지방채·보전수입 등 내부거래 2천217억 원 순이다. 여전히 정부가 지원하는 예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자주재원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 지방재정이 튼튼해야 지자체의 살림살이가 원만하게 운영된다. 지방자치제도가 실시된 지도 꽤 됐다. 1995년 첫 민선 단체장 선거 이래 27년의 시간이 흘렀다.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런데 지방자치는 시간과 비례하지 않고 있다.

국세와 지방세 구조 역시 크게 바뀌지 않았다. 물론 32년 만의 지방자치법 개정 덕에 8대 2 구조가 7대 3으로 바뀌긴 했다. 하지만 여전히 시대의 변화에 뒤떨어져 있다. 지자체의 재원 수요는 세월이 가도 어렵다. 지방재원이 부담해야 하는 복지는 점점 늘어나고 있다. 교부금 등 중앙정부 의존도는 갈수록 커지고 있다. 반대로 자체적인 재원 마련 확보는 어렵기만 하다. 이대로 가다가는 간판만 지방자치가 될 판이다. 중앙정부가 실권을 잡는 구조가 좀처럼 변하지 않고 있다. 안정적인 재원 마련만이 올바른 지방자치 실현의 수단이다. 재정자립도를 높이기 위한 방법으로 지방세율 인상, 새로운 지방세 도입 방안 등이 거론된다. 일단 국세와 지방세 비중을 최소한 6대4 수준으로 올리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 하지만 지방세율 인상은 자칫 지역 간 빈부의 불균형을 심화시킬 우려가 있다. 지역주민의 조세부담률과 세원의 분포 정도 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지자체 스스로 지방재원을 해결할 수 있어야 한다. 지방세 특성상 부동산 거래는 지방세수에 큰 영향을 준다. 부동산 활성화 정책 등이 필요하다. 충북의 지방자치는 아직 반쪽짜리다. 중앙정부 지원이 없으면 제대로 일어서지 못하는 구조다. 자치의 밑바탕인 재정자립도가 형편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수도권 과밀화는 지방 소멸을 부추기고 있다. 사람도 없고 돈도 없는 곳으로 만들고 있다. 헌법 123조는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해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가 국가에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단체장이든 대통령이든 헌법 가치를 지키기 위해 다시 한 번 머리를 맞대야 한다. 우선 충북지사 선거에 나선 여야 후보부터 각성해야 한다. 충북 실정에 맞는 자체 수입 극대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국세의 지방세 전환 외의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런 다음 공약으로 제시하는 게 순서다. 긴장감을 갖고 대책을 마련하면 못할 일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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