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는 생물이다

2022.05.02 14:39:49

[충북일보] 예상은 빗나갔다. 변화무쌍한 변수의 힘이 입증됐다. 정치는 살아 움직이는 생물이었다. 더불어민주당 청주시장선거 경선 결과가 증명했다. 선거 표심의 전체 흐름이 기대된다. 승리의 미소는 어디로 향할까.

*** 송재봉·이범석 두 후보의 이변

민주당 청주시장선거 경선에서 이변이 연출됐다. 재선의 한범덕(70) 현 시장이 정치 신인에게 패했다. 시민사회단체 출신 송재봉(52) 전 청와대 행정관이 파란을 일으켰다. 물론 이변이 처음은 아니다. 국민의힘 청주시장 선거 경선에서도 나타났다. 이범석(55) 후보가 최현호(63) 후보를 꺾었다. 정치는 생물이라는 말이 있다. 정치에선 무슨 일이든 일어날 수 있다는 가정이다. 지역 정치인들은 선거철 이전부터 많은 공을 들인다. 해당 지역의 시민들을 만나고 봉사활동도 한다. 자신이 가진 정책이나 선거방향도 홍보한다. 그런데 막상 선거철이 되면 당황하곤 한다. 갑자기 나타난 정치 신인들 때문이다.

신인의 도전은 종종 '정치=생물' 등식을 입증한다. 최근 청주시장 선거를 놓고 벌어졌던 여야의 공천경쟁이 대표적이다. 국민의힘 이범석 후보와 민주당 송재봉 후보가 주인공이다. 바로 '정치는 생물이다'라는 말을 붙이기 좋은 소재다. 하지만 결국 각자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한 결과다. 준비의 성공사례다.

청주시장 선거후보 공천결과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기존의 예상을 뒤엎었다. 당초 기성 정치인들의 대세론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본 결과 반전의 연속이었다. 여야 가릴 것 없었다. 자신감과 방심은 금물이라는 선거의 원칙이 다시 확인됐다. 무엇보다 정치는 살아 있는 생물임이 확인됐다.

민심은 바뀌고 권력은 유한하다.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다. 하지만 권력의 자리에 있는 사람은 잘 모른다. '내로남불'의 우(愚)를 거듭하곤 한다. 이·송 두 후보 모두 정치 신인이다. 기존 정치인들과 같아선 안 된다. 지금 청주시민들은 둘을 향해 외치고 있다. "뭣이 중헌디, 이 양반들아." 갈 길을 가르치고 있다.

두 후보는 참다운 경쟁을 해야 한다. 공존의 법칙에 순응하며 열정으로 승부해야 한다. 꽃을 피우고 열매 맺는 건 하루에 되지 않는다. 지혜의 궁극은 건너가기다. 왜 그런가. 세상은 찰나의 멈춤도 없이 변하기 때문이다. 변화의 정 방향을 따라가야 한다. 청주를 위한 건강하고도 효율적인 정책부터 내놓아야 한다.

성공 방법은 변화에 맞춘 정책개발뿐이다. 이념화된 옛날의 기억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 곳에 매몰된 확신도 실패를 부르기 쉽다. 두 후보는 진화해야 한다. 계속 똑똑해져야 한다. 알지 못하면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지 못한다. 익숙한 가짜를 진짜라고 확신하기 쉽다. 집착에 빠져 새로운 곳으로 가지 못한다.

선거일이 한 달도 남지 않았다. 지지도 변화가 없다고 볼 수 없다. 유권자가 누구를 선택할 것인지 단정하기 어렵다. 누구에게 마음을 두는지 가늠도 어렵다. 분명한 건 두 후보가 좋은 경쟁을 하길 원한다는 사실이다.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민심은 바뀐다. 최종 선택은 언제나 유권자의 몫이다. 청주시민의 권리다.

*** 선거는 기존 정치판 깨트리기

선거의 본능은 기존 정치판 깨뜨리기다. 기득권에 대한 평가·심판이다. 초반전은 자기 색깔 드러내기다. 가장 위험한 건 각성하지 않은 정의감이다. 각성은 전격적인 건너가기다. 변화다. 바꾸기다. 결국 새로워지는 일이다. 정치가 국민을 이끌던 시대는 지났다. 국민이 정치를 바꿀 수 있는 시대다. 정치권이 국민을 대변하지 못한 탓이다. 개인이익과 당리당략에 매몰됐기 때문이다. 정치신인들이 바꿔야 한다. 그동안 많은 선거를 치렀다. 하지만 정치는 늘 그 자리였다. 그 나물에 그 밥이었다. 지방은 거기서 거기였다.

이제 달라져야 한다. 정치 신인들의 등장은 반갑고 환영할 만하다. 고여 있는 지방정치에 활력이 될 수 있다. 신인들이 지방 정치에서 새로운 힘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신·구가 조화를 이룰 수 있다. 기회가 왔을 때 변화의 바람을 일으켜야 한다. 선거 민심은 막판까지 요동친다. '행운의 신'의 행동 패턴은 선명하다. 자기 프레임의 확신과 일관성, 절박함과 진정성이 우세한 후보의 손을 들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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