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청주 가경동 '비건스토리여누'

#비건베이커리 #비건빵 #두유 #코코넛밀크 #동네빵집

2022.02.15 13:49:08

ⓒ비건스토리여누 인스타그램
[충북일보] 다양한 종류의 빵들이 진열대에 놓여있다. 주문하면 바로 만들어주는 샌드위치와 핫도그, 수제 햄버거도 준비된다. 쿠키와 브라우니 등 제과류를 포함해 30가지가 넘는 제품 구성은 여느 빵집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가경동 어느 한적한 골목의 평범한 동네빵집처럼 보이는 이곳에는 특별함이 묻어있다. 동네 아이들이나 지나던 주민들이 반갑게 말을 걸어오는 따뜻함에 더해 먼 곳에서도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의 발걸음이 쉼 없이 이어진다.

비건스토리여누는 달걀과 우유 등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비건베이커리다. 밀가루 대신 쌀가루를 주로 쓰지만 이 모든 재료의 제한은 맛의 한계로 이어지지 않았다. 모르고 먹으면 차이를 느끼지 못할 만큼 부드럽고 담백하다. 4년 전 문을 연 이곳은 아들 연우의 건강을 위한 엄마의 노력에서 시작된 하나의 이야기다.

신상철·이예은 대표

분유를 먹고 이유식을 시작할 무렵부터 알게 된 아이의 체질은 엄마를 부지런하게 만들었다. 어떤 재료에 반응을 보이는지 확인하면 그 음식을 대체할 무언가를 찾아야 했다. 고른 영양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늘 공부하고 수소문하며 아이에게 맞는 음식을 만들어 냈다.

달걀과 우유, 붉은 고기 등이 맞지 않았던 연우를 위해 수도권 곳곳의 비건베이커리를 누볐지만 건강만 생각한 곳도 많았다. 맛이 충족되지 않는 음식은 몸에는 좋을지 몰라도 입이 즐겁지 못했다. 계속 신경 써야 하는 체질이라면 직접 만들어 먹여보기로 했다. 다른 세상 이야기로만 생각했던 비건에 한 걸음 다가가는 계기였다.

취미로 시작한 비건베이킹은 아이에게 더 많은 것을 맛보여주고픈 욕심과 만나 금세 수준급 실력으로 올라갔다. 정보를 공유하고 완성된 제품을 주변과 나누다 보니 식재료 선택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 생각보다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
비건스토리여누는 이예은 대표와 남편 신상철 대표의 긴 고민 끝에 친정이 있는 청주에서 아이의 이름을 걸고 시작한 작은 빵집이다. 많을 때는 40여 가지에 이르는 메뉴가 준비되는데 둘이서 모든 것을 만든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코넛오일과 두유 등을 사용한 식물성 버터나 현미유가 유지류로 쓰인다. 때문에 달걀과 우유 없이도 고소한 제과류의 표현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천연 재료를 활용한 건강 메뉴도 많다. 진도에서 받은 생 쑥을 반죽에 사용해 빵 단면에서 쑥 줄기가 보일 정도로 향긋함이 돋보인다. 국산 팥을 끓여 만드는 앙금은 당도는 낮추되 고소함은 더한다. 식빵에 쓰이는 밤과 고구마 등도 당연히 국내산이다.
식빵에 쓰이는 토마토소스, 바질페스토는 물론 소보로에 쓰이는 콘버터 소스 등도 여누의 부엌에서 만들어 진다. 감자를 찌고 부드럽게 으깬 감자 샌드위치를 비롯해 크랜베리와 와사마요 등 3종에 이르는 샌드위치는 마요네즈부터 버터와 바질갈릭소스, 피클까지 손이 닿지 않는 것이 없다.

국산 쌀가루와 유기농 비정제 설탕, 코코넛오일, 코코넛밀크, 죽염 등 보이지 않는 재료도 자신 있는 것만 사용한다. 애써 골목을 찾아온 손님들은 언제든 스스럼없이 원재료에 대한 질문을 던지기 때문이다. 다소 까다로운 질문에도 당당하게 답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자부심이다.
비건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초코와 치즈, 소세지와 패티 등 어려웠던 부분을 표현할 수 있는 제품도 많아졌다. 햄이나 고기 등 좋아하는 맛을 포기하지 않고도 누구나 평소 좋아하는 메뉴로 쉽게 비건 음식을 접한다.

예약으로만 판매되는 케이크는 친구들의 케이크를 바라만 보던 아이들에게 특히 인기다. 아이의 체질 때문에 먹이지 못했던 케이크에 난생처음 초를 불며 생일파티를 할 수 있었다는 엄마들의 감사 인사는 또 다른 가족의 비건스토리다.

누구나 걱정 없이 맛있게 즐길 수 있는 따뜻한 빵집으로 오래 남는 것이 연우네 가족의 목표다. 한번 먹어보면 다른 빵맛까지 궁금해지는 여누의 다채로운 빵들이 앞으로의 이야기도 기대하게 만든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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