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자투성인데 고분양가 책정" 청주 임대아파트 입주민 반발

업체 조기분양 추진… 감정평가 금액 놓고 갈등
"책정 절차 미흡… 인하해야" Vs "선택의 문제"
"'주거복지 실현' 공공임대 취지 고려해야" 지적도

2021.12.01 20:37:48

청주시 청원구 오창의 한 임대아파트 입주민들이 '어이없는 분양가, 입주민이 호구냐' 등의 현수막을 내걸고 분양가 산정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 최근 임대에서 분양으로 전환을 추진 중인 청주시 청원구 오창읍 A아파트에서 분양가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조기분양을 추진하는 A아파트 업체 측과 조기분양 신청 입주민들이 감정평가 금액을 책정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어서다.

주성리 일대 3천100가구 규모의 이 공공임대 아파트는 지난 2015년 5·8단지 1천192가구가 처음 입주한 뒤 나머지 단지가 차례로 들어섰다.

A아파트의 임대의무기간은 10년으로, 5·8단지를 대상으로 분양전환을 위한 절차에 들어간 상황이다.

임대주택법 시행규칙 9조에 따르면 '분양전환가격은 감정평가금액을 초과할 수 없다'라고 규정돼 있다. 감정평가는 분양전환승인 신청인(업체)이 비용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시장이 감정평가법인을 선정해 시행하며 2곳에 의뢰하도록 하고 있다.

현재 조기분양 절차의 일환으로 공개된 분양가 감정평가액은 전용면적 84㎡ 기준 '2억8천500만 원'이다.

이에 대해 입주민들은 '고분양가'라며 반발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린 입주민들은 지난달 19일 대책회의를 한 뒤 감정평가 결과에 대한 이의신청을 제기한 상태다.

입주민들은 세대별 심각한 하자와 부족한 보수 조치, 단지 내 노후된 공동시설물 등을 이유로 감정평가 금액이 터무니없이 높게 측정됐다며 분양가 인하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감정평가 진행과정에서도 입주민의 참여나 입주민의 입장에서의 기준이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며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비대위 관계자는 "아파트의 부실시공 상태와 하자 상황에 대해선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교통·위치적 편리성·주변 시세 등 주변 입지에 대해서만 반영돼 감정평가의 기준 자체를 신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특히 감정평가 항목 중 브랜드 가치를 바로 옆 모 브랜드 아파트 가격(3억6천만 원)의 80%로 책정한 개별요인에 대해 동의할 수 없다"면서 "입주민들의 목적은 조기분양 저지가 아닌 분양가 인하"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입주민은 "전체 3천100가구 중에 하자가 없는 세대가 없을 정도로 심각하고, 조경과 공동시설물 등의 질이 현저히 떨어지는데 고분양가가 나온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매달 월세를 살았는데 6년 전보다 1억1천만 원이나 올라갔다"고 토로했다.

이와 관련 업체 측은 조기분양은 '선택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지난달 23일 청주시의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업체 측은 "지난해 말부터 청주지역 아파트 상승 등 주변 시세 급등으로 분양문의가 많아졌다"며 "감정평가 과정이 법의 테두리 안에서 전혀 문제될 게 없었고, 이에 대해 이의신청을 하려면 임차인이 비용을 지불하고 법대로 진행하면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기분양은 선택의 문제"라며 "지금 분양 받을지, 2025년에 받을지 선택할 수 있고 한 번의 기회를 더 제공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체는 이 자리에서 2차 감정가가 낮게 책정되면 조기분양 진행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시 관계자는 "지자체는 법적으로 분양전환가격 결정 관여의 직접적 권한이 없다"면서 "다만, 감정평가 과정에서 분양가 책정에 영향을 미친 인근 아파트가 비교·분석 대상으로 적절치 못했다며 주민들이 이의를 제기한 점을 고려해 재평가시 적절한 비교·분석이 이뤄질 수 있도록 참고 자료를 감정평가사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행법상 2차 감정평가가 이뤄지면 더 이상 합의할 수 없게 돼 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박정희 청주시의원은 "공공임대아파트 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부와 지자체로부터 행·재정적 도움을 받은 부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라면서 "업체 측은 사업 취지에 맞게 주거복지 차원에서 임대아파트 분양전환 마다 고통받는 주민들을 위해 적절한 협의점을 찾는 노력을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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