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샵스타그램 - 청주 사창동 '청춘국물닭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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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1.16 16:07:34

[충북일보] 처음의 기억은 강렬하다. 어떤 음식은 처음 맛봤을 때의 느낌으로 그 음식에 대한 인식이 결정되곤 한다. 첫입에 만족스러워 손꼽는 메뉴가 되거나 좋지 않은 기억으로 남아 다시 입에 대고 싶지 않아질 수도 있다.

'청춘국물닭발'을 운영 중인 오승근 대표와 이현우 이사는 생각지도 않았던 첫번째 닭발에 인생을 걸었다. 20대 초반 아르바이트 자리가 나와 우연히 들어섰던 가게다. 닭발을 먹어본 적 없던 오승근 대표는 청춘국물닭발에서 인생 첫 닭발을 맛봤다. 들이는 시간에 비해 먹을 것이 많지 않다고 생각해 손이 가지 않던 음식이었다. 입안에서 부드럽게 분리되는 국물 닭발 맛은 상상했던 것과 달랐다.
뼈째 으스러지는 것이 아니라 형태는 유지한 채 살과 뼈가 나뉘었다. 깔끔하게 매운맛이 적당히 씹히다 녹아내렸다.

걸쭉한 국물이 배어든 숙주나물은 아삭하게 씹히며 재미를 더했다. 끓을수록 깊어지는 국물맛이 국물 닭발의 매력을 확인케 했다. 몇 년간 닭발과 함께 일하며 확신을 얻은 승근 씨는 8년 전 가게를 넘겨받았다. 그사이 수많은 닭발 가게가 생기고 그 맛을 봤지만 청춘국물닭발의 맛에 충분히 청춘을 걸어볼 만하다고 자신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해왔던 조리 과정에 약간의 변화를 줬다. 양념을 넣는 순서나 시간, 숙성의 차이다. 미묘한 맛의 변화는 손님들이 먼저 알아봤다. 승근 씨가 본격적으로 맡아 운영하기 시작하면서 가게를 넘겨받기 전보다 4배 이상의 매출을 달성하기도 했다.

매장에서 먹을 때는 닭발 위로 수북하게 쌓아 올린 숙주나물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숙주의 양으로 매운맛을 조절하기도 하고 쫄면 사리 등을 추가해 면과 함께 재미있는 식감을 즐기기도 한다. 취향에 따라 뼈있는 닭발과 무뼈닭발을 선택할 수 있다.

국내산 생닭발을 손질하고 한번 데친 뒤 8가지 재료가 들어간 양념과 함께 끓인다. 매운맛의 정도는 인위적인 향신료 없이 고춧가루로만 결정한다. 불의 크기와 시간, 양념이 들어가는 순서 등이 모두 맞아야 혀끝에서 발골의 재미를 느끼는 청춘국물닭발 만의 부드러움이 완성된다.
하루 전에 미리 준비해둔 숙성 양념이 조리시간을 단축한다. 오랜 경험에서 비롯된 수량 예측도 한몫한다. 쉽게 변하는 숙주나물은 당일 수요를 정확하게 준비해야 손실이 없다.

5년 전 청춘국물닭발로 인생 첫 닭발을 만난 뒤 함께 일하게 된 이현우 이사는 현재 청주 사창동 본점을 운영하고 있다. 다양한 손님들을 겪으며 배달 서비스에 도가 텄다.

커다란 솥에 몇 시간을 끓여 밑 작업을 해둔 닭발은 고객의 주문이 들어오면 소분해 센 불에 볶아 낸다. 주문이 들어오는 즉시 볶는 작업을 거쳐 주문받은 것 이상의 서비스를 준비한다. 주문 후 짧은 시간 내에 받아볼 수 있는 데다 주먹밥이나 계란찜, 음료 등 예상외의 서비스로 기쁨을 선물하는 것이 재주문을 이끄는 비결이다.
ⓒ청춘닭발 인스타그램
양이나 가격 면에서 혼자 먹기 부담스러운 다른 야식에 비해 가볍고 남으면 볶아먹거나 다시 조리해 먹어도 되는 닭발의 특징이 인근 원룸 학생들에게도 통했다. 대학 인근에 있는 특성상 매장 방문 손님이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배달 수요가 급증했지만 청춘국물닭발은 오히려 손쉽게 우위를 점했다. 빠른 조리시간과 보장된 맛을 앞세워 올해부터 시작한 가맹점 사업으로 전국적으로 90여 개의 가맹 계약을 완료했다.

매장에서 운영하는 이벤트와 배달 서비스 구성 등을 변화시키며 늘 멈추지 않고 새로운 재미를 찾는다. 인생 첫 닭발의 맛에 매료된 청춘들의 열정이 뜨겁다. 또다른 이들의 처음을 사로잡을 청춘국물닭발이 커다란 솥에서 끓어오른다.

/ 김희란기자 khrl1004@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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