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閑暇)
김동수
전북시인협회 고문
빗장을 걸고 집을 나섰다.
그 사이 거미가 집을 지었다.
집을 비우고 나오는 사이
마당은 더욱 가벼워
바람을 불러들였다.
햇살이 고루 들어
저 홀로 들어왔다 저 홀로 나가고
모처럼 서재 안에 갇혀있던
컴도 집 뒤안 툇마루로 나와
감나무 그늘을 덮고 잠이 들었다.
문을 걸어 잠그고
낮선 곳을 기웃거리고
다니는 동안
구석에 밀려 있던 먼지들도
모처럼 제자리로 나와
한낮을 즐기고 있다.
문(門 )간에 풀(木)도 한두 포기 돋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