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징어 게임 '244번 기도남' 배우 김서현씨 인터뷰

"연극·영화 넘나드는 생계형 배우… 코미디 연기 도전하고파"
청주 기반 극단 청년극장 1988년 입단
흥행 예상 못해… '사람' 이야기 담겨 호평

2021.10.11 15:55:03

[충북일보] 그야말로 신드롬이다. 넷플릭스가 투자·제작한 한국 드라마 '오징어 게임'이 전 세계를 강타했다. 최근 세계 90개국에서 1위에 오르며 한류에 대한 세계적 관심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초(秒) 단위로 등장하는 단역 출연자들도 작품에 출연했다는 이유만으로 전 세계 네티즌들에게 언급되며 작품의 파급력을 실감케 하고 있다. 극 중 244번 종교인 일명 '기도남'으로 분(扮)한 김서현(52)씨는 청주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충북 대표 극단인 청년극장에 30여년째 몸담고 있는 배우다. 연출을 맡은 진천 연극공연을 앞두고 청주에 머무르고 있다는 김씨를 한 카페에서 만났다.

"저로 말할 것 같으면 생계형 배우죠."

고등학생 시절 연기에 대해 막연한 꿈을 꾸기 시작했다는 김씨는 1988년 극단 청년극장에 입단했다.

고정적인 수입이 없는 탓에 생활비 마련하기가 녹록지 않았지만 일반적인 아르바이트는 하지 않았다.

그는 "주로 공연 계통에서 주어지는대로 일을 하면서 생활비를 벌어 왔는데 지금은 코로나 때문에 공연계도 불황이어서 주로 영화나 드라마에 출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기 위해 서울행을 택한 그는 신림동에 거주 중이지만 지금도 시간을 쪼개 청주를 자주 찾는다.
서울에 올라 가더라도 종종 내려와 1년에 작품 하나씩은 하겠다고 한 선후배들과의 약속 때문이다.

김씨가 연출한 극단 청년극장의 연극 '숙희책방'은 지난해 38회 충북연극제 대상과 38회 대한민국연극제in세종에 충북 대표로 출전해 은상을 거머쥐었다.

이번 작품 '오징어 게임'의 촬영 기간은 8개월 가량. 극 중 '기도남'으로 출연한 김씨는 대전과 안성에 지어진 세트장을 오가며 5개월간 촬영에 임했다.

메가폰을 잡은 황동혁 감독과의 인연은 이전 출연 영화인 '남한산성'에서 시작됐다. 그는 이번 작품의 캐스팅 비화로 "오디션 일정을 놓쳤었다. 그런데 감독님이 기도남 역할에 맘에 드는 사람을 못찾는 바람에 2일을 추가해서 오디션을 진행했다. 덕분에 제가 기도남 역할을 맡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씨뿐 아니라 감독과 출연 배우 모두 작품 흥행은 예상하지 못했다. 찰나의 출연을 한 배우에게도 CNN 등 해외 유명 언론에서 인터뷰 요청이 잇따를 정도로 '대박'이 났다.

그는 "이 정도로 흥행할 줄은 몰랐다. 이런 류의 영화나 드라마들이 워낙 많았고 서양 같은 경우 이런 장르가 익숙한 편이기 때문"이라며 "'오징어 게임'이 외국 작품과 다르게 사람 얘기가 많이 묻어나 호평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도 작품의 유명세가 얼떨떨하다"며 "그런데 마스크 때문인지 아직 저는 잘 못 알아 보시는 것 같다"며 웃어 보였다.

오랜 연기 경력에도 '구슬치기' 편은 김씨에게 쉽지 않았던 촬영이다. 그는 "저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도 구슬치기 장면에서 감정 표현 때문에 에너지를 많이 쏟으면서 힘들어 했다"며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건 '줄다리기' 편이었는데 겨드랑이 쪽이 줄에 쓸려서 상처가 깊었다"고 회고했다.

김씨는 "출연 배우가 워낙 많다 보니 서로 친한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은데 허성태씨와는 여러 작품을 같이 해 친분이 깊다"며 "다른 배우들도 대부분 이전 작품에서 만났거나 구면이어서 함께 연기하기 편했다"고 말했다.

연극판과 영화판을 오가면서 힘든 점도 있다. 그는 "발성, 연기에 있어 두 분야가 너무 다르기 때문에 영화 촬영 땐 연극적인 부분을 깨는 게 가장 힘들다"며 "지금도 몸에 밴 틀을 깨려고 노력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도전해보고 싶은 분야로 코미디 연기와 시나리오 작성을 꼽았다. 그는 "코미디 연기에 자신이 있는데 들어오는 작품의 장르가 한정적이다. 앞으로 꼭 도전해보고 싶다. 글은 잘 써보고 싶은 욕심이 있는데 향후에 기회가 된다면 꼭 작품을 써보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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