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선거 '10년의 법칙'

2021.10.05 14:42:12

내년 3월 20대 대통령 선거에서도 '10년의 법칙'이 이어질 수 있을까.

우리나라에 대통령 직선제가 도입된 시기는 1987년 12월이다. 그해 6월 민주 항쟁으로 전두환 정권은 종말을 고했다. 무려 16년 만에 직선제가 관철된 셈이다.

보수·진보 10년씩 집권

1987년 12월 13대 대통령 선거에서 노태우 정권이 탄생했다. 전두환과 비슷한 군부의 집권이었지만, 노태우는 80년 대 이후 직선제로 선출된 첫 대통령이었다. 이어 1992년 12월 14대 대선에서는 김영삼 후보가 당선됐다.

한 때 김대중과 함께 박정희 군사정권에 대항했던 김영삼은 이른바 3당 합당을 통해 노태우를 잇는 보수정부로 출범했다. 직선제 도입 후 보수 세력은 딱 10년 간 대한민국의 정국을 주도했다.

보수정부는 더 이상 집권을 연장시키지 못했다. 15대 김대중 대통령이 탄생하면서다. 김대중은 호남세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이른바 'DJP 연합'을 통해 정권을 창출했다. 완전한 공동정부는 아니었지만, 총리와 일부 장관의 경우 야당 출신을 중용했다.

16대 노무현 대통령은 아래로부터의 신드롬을 일으켰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바람을 통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파격적인 선거열풍을 불러왔다.

하지만, 진보세력은 우왕좌왕했다. 내부갈등도 심각했다. 부산경남을 기반으로 호남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정권 말에는 호남세력과의 갈등이 돌이킬 수 없을 정도였다.

노무현의 지지율은 최저 5%까지 떨어졌다. 결국 서울시장 출신의 이명박 후보가 여당 후보와의 대결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이후 진보세력은 폐족(廢族)으로 전락했다. 보수를 넘어 새로운 진보를 통해 사람다운 세상을 기대했지만, 그들의 정치는 한계를 극복하지 못했다.

2008년 17대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대한민국 정치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노태우~노무현까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분열은 죽음이라는 철학이 매우 강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에서는 야당과의 대결보다는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대결이 더욱 심화됐다. 세종시와 4대강 등을 놓고 사사건건 충돌했다.

결국 18대 대선은 여당 내 야당을 자처했던 박근혜의 당선이었다. 당시 야당은 여전히 노무현 이후 지속된 폐족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명박과는 결이 다른 박근혜 정부의 탄생은 야당 내 또 다른 갈등으로 이어졌다.

야당과 협업을 하지 못했고, 여당에서도 내부갈등이 수그러들지 않았다. 이들은 결국 분당(分黨)을 거쳐 헌정 사상 최초의 현직 대통령 탄핵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로써 보수인 노태우·김영삼, 진보인 김대중·노무현, 다시 보수인 이명박·박근혜를 거쳐 지난 2017년 19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보수와 진보 간 '10년의 법칙'은 유지됐다.

이 법칙에 따르면 내년 3월 대선은 현 여당인 민주당 소속 후보가 당선될 차례다. 그렇게 되면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2027년까지 약 40년가량의 '10년의 법칙'이 이어지게 된다.

역대 최악의 후보군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여야 1위는 적지 않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 2위 후보들은 1위를 넘어설 확장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번 선거 역시 좋은 사람보다는 덜 나쁜 사람을 뽑아야 할 처지다.

유권자들은 과거처럼 동원(動員) 선거가 아닌 비대면, 즉 온라인으로 형성된 여론에 쉽게 열광하고 쉽게 좌절한다. 그래서 여야 후보들은 스스로 겸손해야 한다.

부족하지만 국민을 배신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무엇보다 막말과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스스로 다짐해야 한다.

여야 대표들도 지난 5년 간 자신들이 부족했음을 사과해야 한다. 석고대죄(席藁待罪)를 하면서 손을 벌려야 겨우 유권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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