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 아파트값 고공행진… 내집 마련 ‘언감생심’

84㎡ 매매가 연초대비 4천만원 껑충
매매가격지수 94.2→103… 8.8p ↑
대출조이기·금리 인상까지 악재 겹쳐
"정부, 규제 일변도 정책 다시 생각해야"

2021.09.23 20:28:24

[충북일보] 음성군에 거주하는 직장인 A(38)씨는 올해 초 자녀들의 학업 등을 이유로 청주로의 이주를 계획했지만, 현재 거주중인 아파트의 매매가대비 2배 이상 높은 청주 아파트 매매가를 고려해 시기를 늦추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청주권 아파트 매매가는 상승, 음성권 아파트 매매가와의 격차를 벌렸다. 이에 당분간은 음성에서 거주하며 추이를 지겨보겠다는 생각이다.

청주권 아파트 매매가가 쉴 새 없이 오르면서 서민들의 '이주 의지'가 꺾이고 있다.

여기에다 최근 금융권이 대출을 조이고 금리마저 올리고 있어 서민들의 마음을 더 애타게 하고 있다.

23일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청주 상당구 B아파트(2013년 건축. 84㎡)의 9월 매매 거래금액은 3억8천500만 원이다.

앞서 8월에는 3억8천만 원~3억8천200만 원선에 거래가 이뤄졌다.

3억8천만 원대 실거래가를 형성하고 있는 이 아파트의 지난 1월 실거래가는 3억3천만 원~3억5천700만 원 사이다.

8개월 여 사이에 매매가가 4천만 원가량 상승했다는 얘기다. 청주권의 '어느 정도' 인기 있는 아파트의 상황은 대동소이하다. 흥덕구 C아파트(2019년 건축. 84㎡)의 실거래가는 연초 6억4천만 원에서 8월 6억8천만 원 선으로 상승했다.

청주 아파트 매매가 상승은 한국부동산원의 매매가격지수 변동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

청주 4개구의 아파트 매매가는 올해들어 단 한 차례도 전주대비 하락하지 않고 매주 상승했다.

지난해 연말, 2020년 12월 28일 기준 청주의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94.2(2021년 6월 28일=100)다. 매주 0.2% 안팎의 상승세를 어어가며 지난 13일 기준 103을 기록했다. 상승폭은 8.8p이다.

4개 구별로 상승폭을 살펴보면 △상당구 8.1p(95.1→103.2) △서원구 9.2p(94.5→103.7) △흥덕구 9.9p(93.3→103.2) △청원구 7.4p(94.4→101.8)로 흥덕구가 가장 크다. 흥덕구는 대규모 신축단지가 들어선데다 교통이 편리한 이점 등으로 관심을 끌고 있는 지역이다.

청주권 아파트 매매가가 지속 상승하는 상황에서 대출 악재가 잇따라 '청주 입성'은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 말부터 농협, 우리은행, SC제일은행 등이 주택담보대출 중단 또는 축소했다. 금융 당국의 올해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치인 6%에 맞추기 위해서다. 앞서 8월 당시 금융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년 동월대비 9.5% 증가한 상태였다.

주담대 중단·축소에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대출금리 인상이 이어졌다. 지난 8월 26일부터 종전까지 0.50%였던 기준금리가 0.75%로 0.25%p 인상됐다.

지난 17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 연동)는 2주 전 대비 0.2%p, 혼합형금리(고정형)는 0.3%p 안팎으로 각각 상승했다. 또 신용대출은 0.1%p 가량 상승했다.

서민들의 주거지 이전·내집 마련에 거대한 장벽이 놓인 가운데, 금융당국은 오는 10월 중 추가 대책을 내 놓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도내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가계부채 추가 대책을 만들겠다'고 발언한 만큼 '더 센' 규제가 나올 것이란 예상을 하고 있다"라며 "가을 이사철을 앞두고 어떤 대책을 더 내놓을지 모르겠지만, 대출을 막는다고 해서 집값이 잡히는 게 아니라는 것은 이미 다들 알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매매가가 오른 만큼 전세가도 당연히 올랐다. 가을 이사철 전세난민 양산이 우려된다"며 "정부는 규제 일변도의 부동산 정책을 원점부터 다시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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