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금강인데…세종·공주·대전 활용도 차이 '너무 커'

보 수문 연지 4년만에 숲으로 변하며 '버려진 땅' 된 세종
백제문화제 기간에만 연중행사로 축제에 활용되는 공주보
작은 보만 8개인 대전갑천은 시민'수상스포츠 체험장'으로

2021.09.23 11:16:05

2021년 추석연휴 첫 날인 9월 18일 오후 2시 30분께 금강 세종보 동쪽 입구 모습. 보의 수문을 연 지 4년이 다가오면서 물고기와 새는 물론 사람도 찾지 않는 '버려진 땅'으로 변해 있다.

ⓒ최준호 기자
[충북일보] 대전·세종·공주 등 3개 도시는 금강을 끼고 발달된 도시다.

하지만 2017년 5월 문재인 정부가 들어선 뒤 강 중심부 활용도에서는 지역 별로 차이가 크게 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명박 정부 당시 4대강 사업의 일환으로 세종보(洑)가 건설된 세종시 구간은 문재인 정부가 2017년 11월부터 "자연성 회복 가능성을 검증한다"는 명분으로 보의 수문을 개방한 뒤 물이 거의 사라지면서 숲으로 변했다.

2021년 추석연휴 첫 날인 9월 18일 오후 2시 30분께 금강 세종보 동쪽 입구 모습. 보의 수문을 연 지 4년이 다가오면서 물고기와 새는 물론 사람도 찾지 않는 '버려진 땅'으로 변해 있다.

ⓒ최준호 기자
같은 사업으로 공주보가 설치된 공주시내 구간도 일년에 한 번 열리는 백제문화제 기간을 제외하고는 활용도가 낮다.

반면 가장 상류의 대전시내 갑천(甲川 ·금강으로 흘러드는 하천) 구간은 활용도가 가장 높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까지 작은 보가 여러 개 설치됐는 데도, 하천 수위가 연중 거의 일정하게 유지되면서 시민들을 위한 수상스포츠 체험장 등으로 쓰이고 있다.

2021년 추석연휴 첫 날인 9월 18일 오후 2시 30분께 금강 세종보 동쪽 입구에 있는 어도(魚道·물고기길) 모습.

ⓒ최준호 기자
◇3년만에 다시 찾은 공주보와 세종보

기자는 추석 연휴(18~22일)를 맞아 지난 18일 공주보와 세종보를 들렀다. 2018년 추석 연휴 때인 9월 25일 공주보와 세종보를 찾은 지 3년만이었다.

낮 12시 30분께 기자가 찾아간 공주보 바로 위 금강은 수심이 깊어졌기 때문인지 평상시보다 물이 훨씬 더 푸른 색깔을 띠고 있었다.

금강 세종보가 준공된 직후인 지난 2011년 9월 24일 보 바로 위 모습. 당시에는 보의 수문이 닫혀 있었다.

ⓒ최준호 기자

2021년 9월 18일 낮 12시 30분께 금강 공주보 모습. 백제문화제를 앞두고 환경부가 전날부터 보의 수문을 열면서 강의 수심이 깊어졌기 때문인지 평상시보다 물이 훨씬 더 푸른 색깔을 띠고 있었다.

ⓒ최준호 기자
보 상류 공산성 앞에서는 1주일 뒤 시작될 축제를 앞두고 유등(流燈·물위에 띄우는 등불)과 부교(浮橋·물 위에 뜬 다리) 등의 설치 준비가 한창이었다.

환경부는 올해 백제문화제(9월 25일~10월 3일)를 앞두고 공주시의 요청을 받아들여 지난 17일 낮 12시부터 공주보의 수문을 닫고 담수(물 가두기)에 들어갔다.

축제 기간 공산성 앞 금강에 주요 볼 거리인 유등과 부교 등을 설치하려면 강 수위가 높아야 하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공주시에 보낸 공문에서 "3.76m인 공주보의 수위를 축제 기간에는 7.3m로 높인다"며 "하지만 문화제가 끝난 뒤 다시 수문을 열어 10월 6일부터는 평상시 수위로 낮춘다"고 밝혔다.

2021년 9월 18일 낮 12시 30분께 금강 공주보의 안내판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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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주보에서 17㎞쯤 떨어진 세종보에 도착하니 오후 2시 30분이었다.

하지만 세종보는 공주보와 완전히 딴판이었다. 전날까지 비가 자주 내렸는 데도, 보 동쪽 입구의 어도(魚道·물고기길)에는 더러운 물이 고인 채 녹조류(綠藻類)가 둥둥 떠 있었다.

수문을 4년 가까이 개방한 후유증으로 보의 바로 위와 아랫 부분 강 바닥은 잡초밭으로 변해 있었다.

물이 없다 보니 물고기는 물론 새들도 거의 구경할 수 없었다. 인근 학나래교 밑에서 만난 김구철(64·사업·서울시 금천구 독산동) 씨는 "명절에 고향(세종시 대평동·세종보 인근 마을)에 올 때마다 망가진 금강을 보면 가슴이 아프다"며 "이명박 정부 때 잘 만든 세종보를 현 정부가 왜 무용지물로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자난 2018년 추석 다음날인 9월 25일 오후 1시 30분께 공주시 금강신관공원 '로맨틱 불빛 정원축제' 주행사장 모습. 환경부가 행사 기간 공주보 수문을 일시적으로 닫아 수위가 높아지면서 푸른 강물 위에 수백 척의 황포돛배가 떠 있고,각종 조형물들이 설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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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추석 하루 전인 9월 20일 오후 4시 30분께 대전 둔산대교 인근 갑천 모습.

ⓒ최준호 기자
◇대전 갑천엔 작은 보가 무려 8개

세종시민인 기자는 추석 하루 전인 20일에는 선산(先山)이 있는 영동군 추풍령면을 다녀오는 길에 오후 4시 30분쯤 대전 갑천 둔산대교 아래에 있는 엑스포 수상공원을 들렀다.

이 곳에 대전시체육회가 운영하는 갑천수상스포츠체험장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 날은 시설이 쉬는 날(월요일)이어서 시민들이 보트나 카약 등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은 구경할 수 없었다.

2021년 추석 하루 전인 9월 20일 오후 4시 30분께 대전 둔산대교 아래에 있는 갑천수상스포츠체험장 모습. 공교롭게도 이 날은 체험장이 쉬는 날(월요일)이어서 시민들이 보트나 카약 등 수상스포츠를 즐기는 모습은 구경할 수 없었다.

ⓒ최준호 기자

지난 2019년 8월 31일 대전 갑천수변공원(엑스포대교~둔산대교 사이)에서 열린 '갑천수상스포츠 페스티벌(축제)' 모습.

ⓒ최준호 기자
그러나 푸른 강물을 배경으로 공원 곳곳에서는 많이 시민이 휴일을 즐기고 있었다.

명색이 '금강 8경'의 하나로 지정돼 있는데도 사람을 거의 구경할 수 없는 세종보와 대조적이었다.

서울 한강 등과 마찬가지로 대전 갑천도 물 막이 시설인 '보'를 통해 수위가 유지된다.

특히 갑천에는 포털사이트 지도(카카오맵)에 표시돼 있는 보만 도룡보(대전MBC앞)·대덕보·전민보 등 8개나 된다.

대전 갑천에 설치돼 있는 2개 주요 보 위치도(가운데는 수상스포츠체험장).

ⓒ카카오맵
지난해 8월 대전 유성구 전민동에서 세종시 한솔동 세종보 인근으로 이사한 박영선(41·주부)씨는 "현 정부 논리대로라면 금강을 기준으로 세종보다 상류에 있는 대전시내 보들을 없애는 게 우선"이라며 "세종보는 평상시엔 수문을 닫은 뒤 필요한 경우에만 여는 게 맞는다"고 주장했다.

세종·대전·공주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금강 공주보·세종보·도룡보(대전) 위치도.

ⓒ네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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