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못읽는' 정치인 현수막 눈총

이번 추석에도 도로 곳곳 홍보물 점령
'고향 방문 자제' 방역당국 지침 무색
자영업자 "정치인 특혜… 입으로만 민생"

2021.09.22 18:10:57

[충북일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리마다 내걸린 정치인들의 현수막이 시민들의 눈총을 사고 있다.

매년 명절 때마다 달아오르는 '명절 인사' 현수막 경쟁은 올해도 어김없이 도로 곳곳에서 펼쳐졌다.

대부분 '추석 명절 잘 보내십시오'라는 인사말과 함께 사진과 소속, 이름이 담겼다.

이번 추석 연휴기간에도 많은 양의 현수막이 도심 거리를 점령했다.

대통령 선거 이후 치러지는 지방선거 특성상 어느 때보다 많은 후보자가 출마를 준비 중인 까닭이다.

출마예정자로 하마평에 오르내리는 인사들은 너도나도 홍보성 현수막을 통해 이름 알리기에 주력하고 있다.

하지만 무분별한 현수막을 바라보는 시각은 곱지만은 않은 모양새다. 대부분의 인사들이 어떠한 철학이나 비전, 정책 공약을 제시하는 게 아닌 짧은 시일 내 이름을 알리는 데만 급급한 모습을 보이면서다.

더욱이 지정 게시판을 이용하지 않고 거리의 신호등이나 가로수에 매달기 일쑤여서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눈총이 따갑다.

일부 자영업자들은 '정치인 특혜'라는 지적도 제기한다. 현행법상 지정된 게시대 외에는 현수막을 내걸 수 없지만, 적법한 정치 활동은 게시를 허용한다는 옥외광고물 법의 예외 조항이 폭넓게 적용돼서다.

자영업자 박모씨는 "일반 시민들이 이렇게 설치했다면 관할 구청에서 금세 철거하고 과태료도 물렸을텐데 이런 현수막들은 수일 째 그냥 놔두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자영업자들은 죽을 맛인데 입으로만 민생을 외치는 정치의 한 단 면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선거관리위원회나 지자체에서 현수막 게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정해주고 지도와 단속을 병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모(36·청주시 청원구)씨는 "혹시나 감염될까 가족들도 다 모이지도 못했는데 잠시 찾은 고향길에도 정치인 홍보 현수막이 가득했다"며 "방역당국에서 강조하는 수칙에도 어긋나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매번 선거 때마다 말로만 하는 정치에 신물이 난다"며 "민심을 얻고 싶으면 마음부터 읽어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일부 정치인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지역경제 불황 속에서 오히려 역풍을 맞을까 현수막 게첩을 포기했다는 후문이다.

이번에 현수막을 게시하지 않은 한 지방의원은 "요즘 코로나19로 인해 홍보성 현수막이 지역사회의 반감만 불러일으키고 있다는 지적이 많아 제작하지 않았다"면서 "현장을 찾아 민심을 읽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 유소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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