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중단… 금리 높은 비은행·신용대출 풍선효과 우려

농협·우리은행·SC제일은행, 각각 중단·축소
'잘못된 정책으로 실수요자 피해' 지적 잇달아
비은행·신용대출 상대적 많은 충북 가계대출
은행권 중단으로 실수요자 더 몰릴듯
"대책 없는 중단… 고금리 대출로 고통받을 것"

2021.08.22 19:55:01

[충북일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이 줄줄이 중단·축소되면서 비은행금융기관·신용대출로 몰리는 풍선효과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충북 지역은 '안 그래도' 비은행금융기관·신용대출이 증가하는 추세에 있어 이번 조처가 자칫 서민 경제문제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농협, 우리은행, SC제일은행(일부)이 주택담보대출 등의 중단·축소 계획을 내놨다.

농협은 '오는 11월 말까지 주담대 일시 중단', 우리은행은 '9월 말까지 전세자금 대출 신규 취급 중단', SC제일은행은 '부동산 담보대출 일부 중단'을 각각 알렸다.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는 '신용대출 축소' 방침이다.

각 은행의 주담대 중단·축소는 금융 당국의 '연간 가계대출 증가율 6% 이내 억제' 가이드라인에 따른 것이다.

금융당국이 지속적인 가계대출 조이기를 예고한 상황으로, 주담대 중단·출소를 알리는 은행은 추가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다 비은행금융기관(2금융권)으로 대출 수요가 흘러들어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도 추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담대 중단·축소는 관련 한도 소진에 따른 조처지만,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충북 도내 한 부동산 관련 카페에는 '잘못된 정책으로 주담대 비율을 올려놓고 왜 이러나' '준비할 시간도 없이 너무 급한 처사다' '사채를 쓰라는 것이냐'는 등의 지적이 잇따랐다.

문제는 이번 조처가 일시적으로라도 실수요자를 비은행금융기관으로 몰아내는(?) 상황도 연출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현재까지 가계대출이 비은행금융기관에 집중된 상황에서 이번 조처는 불쏘시개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특히 주담대보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 수요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 충북본부의 여수신동향을 보면 예금은행의 올해 1~5월 가계대출 누적액은 1천561억 원이다. 주담대 70억 원, 기타대출 1천492억 원이다.

같은기간 비은행금융기관 가계대출 누적액은 1천819억 원이다. 주담대는 251억 원 줄고, 기타대출은 2천70억 원이다. 비은행금융기관 대출액이 예금은행보다 1.16배 많다.

예금은행과 비은행금융기관 가계대출의 동일한 현상은 '기타대출'에 집중된 것이다.

기타대출은 주담대보다 이율이 높다.

예금은행 가중평균금리만 보더라도 지난 6월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연 2.74%, 일반신용대출은 3.75%다. 일반신용대출이 1.01%p 높다.

비은행금융기관의 대출상품별 격차는 더 크다.

비은행금융기관 가중평균금리를 보면 상호저축은행 기준 주택담보대출은 연 4.91%, 보증대출은 8.08%다. 보증대출이 3.17%p 높다.

은행권·비은행금융기관에서 주담대가 막힌 수요자는 결국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용대출을 택할수밖에 없다. 이번 조처가 주담대 증가는 잡을 수 있지만 전체적인 가계대출 증가는 잡을 수 없을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는 이유다.

한 금융기관 관계자는 "주담대를 막으면 당장 이사·입주가 필요한 수요자는 다른 대출상품을 택할 수밖에 없다"며 "금융당국은 주담대를 막기 전에 실수요자들에게 충분한 설명을 해 미리 대출 계획을 조정할 수 있도록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장 대출금이 필요한 수요자를 위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다면 수요자들은 고금리 대출에 또 한 번 고통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성홍규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