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용직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청주권 '일용직 구직자 모시기 전쟁'
용역업체 "인력사무소 방문 늦으면 허탕"
음성 등 읍·면단위지역은 구직자조차 없어
외국인 근로자 통해 불체자 수급… 코로나 사각지대
"코로나 무섭지만 어쩔 수 없어"

2021.07.25 18:51:59

22일 오전 6시 청주시 수동을 비롯한 각 지역 인력직업소개소마다 일용직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코로나19 확산과 지속적인 폭염으로 건설현장이나 농촌 등에서는 일손을 구하지 못해 구인난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김용수기자
[충북일보]"과자 제조라인 단순작업 두 명이요."

지난 22일 오전 7시 30분. 청주의 한 인력사무소 앞에 승합차를 세운 용역업체 직원이 소리친다.

인력사무소 앞에서 대기하던 서너명이 승합차로 다가가 몇 마디 말을 주고 받더니 두 명이 차에 오른다.

잠시 쉬 또다른 승합차가 와서 몇 명을 태워간다. 일거리를 찾던 10명 남짓한 사람이 금세 다 사라졌다.

오전 8시. 뒤늦게 인력사무소를 찾은 한 용역업체 관계자는 인부를 구하지 못하고 허탕을 친다.

인부를 구하지 못한 이 관계자는 "최근 농번기라 농장에서 급하게 일손을 구하거나 갑자기 근로자가 출근하지 않아 일일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제조업체들이 많다"며 "각 현장, 업체로부터 뒤늦게 연락을 받고 인부를 구하려고 나오면 그 날은 사람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사태로 산업이 침체됐다고는 하지만, 일용직 인부를 구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계속 힘들다"며 "일거리를 찾는 사람들이 실내 생산직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요즘처럼 무더운 날엔 농장일 등 외부에서 일할 사람은 애초에 구하기도 어렵다"고 귀띔했다.

충북 도내 중소제조업체와 농업현장의 인력난이 지속되고 있다. 일 할 사람을 구하는 게 쉽지 않다.

청주 수동, 율량동, 우암동 등에 위치한 인력사무소는 오전 6시 30분이면 일거리를 구하려는 사람들이 모여든다. 보통 5명 안팎, 많으면 10명 정도가 모인다.

지역 인력시장은 용역업체가 급한 일손을 구하기 위해 찾는다.

그나마 곳곳에 '인력시장'이라 불리는 인력사무소가 활성화된 청주는 '괜찮은 형편'이다.

음성은 청주와 인접했지만 상황은 전혀 다르다.

음성은 인삼, 고추, 수박 등 농업현장과 함께 곳곳에 산업단지가 자리잡고 있어 만년 일손 부족에 시달린다.

음성 등 도내 소규모 도농복합지역은 읍·면 단위 지역 특성상 내국인 인부를 찾아보기도 힘들다. 외국인 인부, 불법체류중인 외국인 인부를 구하는 것도 쉽지만은 않다.

여기에다 일손 부족으로 인해 외국인 근로자를 통한 '지인 소개' 형식으로 인부를 구하게 되면서 코로나19가 확산할 위험이 크다는 점도 문제로 떠오른다.

외국인 근로자 또는 불법체류자는 대부분 집단생활을 한다. 근로자는 기숙사 생활로 인해, 불법체류자는 체류비 절약을 위해 일정한 주거지에 모여사는 형태다. 상당수 불법체류자는 암암리에 '외국인 근로자'가 돼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역 용역업체가 급한 일손을 구하는 가장 빠른 방법은 외국인 근로자를 통해 지인을 알아보는 것이다.

이로 인해 외국인 집단 내 코로나19 확산 속도가 빠르다. 음성 지역만 놓고 보면 지난 20일 현재 총 확진자 490명 중 32.4%인 159명이 외국인 근로자다. 지난 3월 유리제조업체 외국인 근로자 집단 감염에 이어 최근 가구단지에서도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음성 지역 코로나19 확산의 이유 중 하나가 일손 부족으로 인한 무분별한 외국인 근로자 투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게 됐다.

인력 부족으로 인해 내국인·외국인 가려가며 채용할 여력이 없는 용역업체와 산업현장은 언제든 '코로나 폭탄'이 터질 수 있는 것이다.

한 용역업체 관계자는 "사람을 급하게 구할 땐 외국인 근로자를 통해 찾는 방법 말고는 없다. 외국인들이 코로나19 방역지침을 준수하지 않고 생활했더라도 그것까지 알 수도 없다"며 "요즘 기온이 높아 체온, 발열체크는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용역업체도 외국인 근로자를 통한 코로나19 확산이 무섭고 우려되지만, 내국인을 구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이 외국인과 불법체류자를 쓰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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