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이 가능한 암, 자궁경부암

2021.07.22 16:48:39

최진영

산부인과 전문의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최근 전세계적인 국제보건문제로서 자궁경부암 정복을 위한 국제보건전략을 발표하였다. 2030년까지 90%의 인유두종바이러스백신접종률과 70%의 자궁경부암검진률, 90%의 자궁경부암치료율을 달성하는 것이 핵심목표다. 이 목표를 달성한다면, 2120년에는 자궁경부암 발병률이 97% 감소하고 자궁경부암으로 인한 사망 6,200만 명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세계보건기구에서 암 중에 첫 번째로 자궁경부암 정복을 위한 국제보건전략을 세운 것은 자궁경부암이 가지는 특징 때문이다.

자궁경부암은 세계적으로 4번째로 흔한 암으로, 한 해 새로 발생하는 환자가 600,000명 정도이다. 자궁경부암 발생율과 사망률은 사회경제적인 상황에 따라 나라마다 큰 불균형을 보인다. 고위험 국가들의 경우 인구 10만 명 당 75 명 정도의 발생을 보이는 반면에 저위험국가의 경우 인구 10만 명 당 10 명 이하의 발생을 보인다. 자궁경부암으로 사망하는 환자는 한 해 약 311,000 명인데 사망하는 환자의 90%는 사회경제적 수준이 낮은 국가에서 발생한다. 우리나라는 2018년 한 해 동안 약 3500 명의 새로운 자궁경부암 환자가 진단되었고 이는 여성에서 8번째로 많은 암이다.

인유두종바이러스 (Human papillomavirus, HPV)감염이 자궁경부암의 주요 원인이고, HPV는 주로 성관계를 통해 전파된다.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은 현재 널리 쓰이고 있으며 15세 이하의 어린 여아에서 접종할 경우 효과가 가장 좋고, 자궁경부암을 70% 정도 예방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백신은 나이가 많은 가임기 여성에서도 그 효과가 증명되어 있다. 따라서 주요 나라들에서는 국가백신프로그램을 통해 10대 여아들에게 백신 접종을 국가적으로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2016년도부터 만 12세 여아들을 대상으로 국가백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인유두종바이러스감염이 자궁경부에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면 세포변화가 생기면서 암의 전단계 (자궁경부상피내종양)로 발전하게 되고, 오랜 시간을 거쳐 암으로 변화하게 된다. 따라서 자궁경부암검진을 통해 암의 전단계에서 진단하면 암으로의 진행을 차단할 수 있다. 또한, 검진을 통해 암을 초기에 발견해서 적절한 치료를 받은 경우는 완치율이 90% 정도로 높다. 자궁경부암검진은 비교적 간단한 방법으로 심한 통증 없이 싼 가격에 시행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인유두종바이러스검사를 검진방법에 추가하여 더욱 효과적인 검진이 가능하게 되었다. 따라서 주요 나라들에서는 자궁경부암검진을 국가검진프로그램을 통해 시행하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1999년부터 자궁경부암검진을 국가검진프로그램을 통해 시작하여 현재 20세 이상의 여성들에게 2년마다 자궁경부암검진을 무료로 시행하고 있다.

자궁경부암은 1) HPV 백신, 그리고 2) 검진을 통한 자궁경부암 전단계에서의 진단, 이렇게 두가지 단계에서 암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자궁경부암검진프로그램이 잘 확립되어 있으며, 비록 백신 선진국에 비해 많이 늦긴 했지만 HPV 백신 국가접종프로그램도 2016년부터 시행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의료수준을 가지고 있어 자궁경부암에 대한 수준 높은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백신 접종과 정기적인 검진을 잘 챙긴다면 자궁경부암을 과거의 병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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