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행정력 믿을만한가

2021.07.12 15:17:11

[충북일보]충북도가 K-바이오 랩허브 유치에 실패했다. 충청권 광역철도망 청주도심 통과 염원도 이루지 못했다. 2건의 국가사업 모두 확보하지 못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충북도의 잇단 참패다.

*** 국책사업 2건 잇따라 실패

충북도는 그동안 열심히 노력했다. 하지만 최선을 다했는지는 알 수 없다. 결과로만 보면 행정력 문제까지 나온다. 내·외부적으로 보다 확실한 협력이 이뤄지지 않은 흔적도 있다. 충북도는 지금 'K-바이오 랩허브' 유치 실패 원인을 분석하고 있다. 다시 신발 끈을 동여매며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충북은 'K-바이오 랩허브' 후보지 평가에서 인천에 밀렸다. 2순위로 만족해야 했다. 충북도가 그동안 벌인 나름의 노력을 모르는 바 아니다. 하지만 뒤늦은 호들갑으로 지역사회만 떠들썩하게 했던 면도 있다. 치밀한 사전 준비가 아쉬웠다. 충북의 화장품·뷰티 산업 여건은 매우 우수하다. 국내 화장품 생산량의 34.6%가 충북에서 나온다. 수출량은 28.3%를 차지하고 있다. 청주 오송과 오창에만 화장품 관련 업체가 306개(제조 90, 판매 216)에 이른다. 2025년이면 '오송 화장품산업단지'가 오송 제1국가산단 인근에 조성된다. K-뷰티스쿨도 2024년 오송에 문을 연다. 화장품 연구 안정성 평가를 담당하는 화장품 임상연구지원센터도 자리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보건의료 6대 국책기관도 입주해 있다. 산·학·연·관이 어우러진 최고의 화장품 산업 여건이다. 여기에 비수도권 가운데 가장 우수한 교통여건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관건은 언제나 문제 해결능력이다. K-바이오 랩허브 유치 실패가 여건 부족 탓은 아니다. 충북 오송이 인천 송도에 비해 나쁘다고 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성공하지 못했다.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찾아내야 한다. 그게 실패를 줄이는 방법이다. 정국은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내년 대선과 지방선거 준비체제로 가고 있다. 정치권의 움직임이야 당연하다. 하지만 국정 방향 또한 이런 기류와 무관하지 않다. 잘 살펴 지역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는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충북 관련 사업들을 잘 살펴야 한다. 장기적인 계획들은 단계적으로 대응하면 된다. 하지만 몇몇의 단기 계획들은 사정이 다르다. 결정과 추진을 위한 시간이 많지 않다. 'K-뷰티 클러스터'도 그중 하나다. 자칫 공든 탑이 무너지는 걸 바라만 봐야 할 수도 있다. 좋은 여건이 언제나 사업 성공을 이끄는 건 아니다.

돌발변수는 언제나 있다. 충북도는 이 대목에 집중해야 한다. 정부는 올 하반기 'K-뷰티 클러스터' 공모에 들어갈 예정이다. 충북도는 정부가 화장품 산업 육성방안을 발표하자마자 유치 준비에 뛰어들었다. 전국 어느 지자체보다 발 빠른 행보를 해왔다. 마지막까지 집중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국가사업 유치에 행정의 방향은 협업과 협력이어야 한다. 도민과 도민이 연결되고 부서와 부서가 협력해야 시너지가 생긴다. 정치권과 관계도 다르지 않다. 집단지성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 중요하다.

*** 최고의 행정은 최선의 대비

K-뷰티 클러스터 최적지가 충북인 이유는 차고 넘친다. 충북 오송은 이미 미래에 지속 가능한 K-뷰티 신성장동력의 심장이다. K-화장품·뷰티산업 중심지다. 충북도가 또 기회를 놓쳐선 안 된다. 클러스터는 타지역과의 경쟁이 관건이다. 과정에 빈틈이 없어야 한다. 정국의 흐름에 따라 우선순위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올 수 있다. 힘의 안배가 요구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할 순간이 올 수 있다. 충북도는 이때 해야 할 전략까지 마련해 놓아야 한다. 빛나는 행정력을 발휘해야 한다. 화장품 기업의 네트워크화는 기초 작업이다. 지역과 연계성을 강화하는 일이다. 상생 협력 기반 조성이다. 공무원들이 특별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정책의 과정과 결과가 분명하도록 집중력을 발휘해야 한다. 사업에 대한 집중과 분권을 조화시켜야 한다.

충북 오송은 K-뷰티 산업의 메카로 자리매김해야 한다. 그래야 오송이 K-뷰티 산업 육성의 거점 기반이 될 수 있다. 그런데 빗자루가 있어야 마당을 쓸 수 있다. 철저하게 준비해야 증명하고 설득할 수 있다. 최고의 행정은 최선의 대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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