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정치권 신인 진입 통로를 넓혀라

2021.07.08 20:35:10

[충북일보] 36세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정치권에 세대교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세대교체를 넘어 '정치교체'로 여겨질 정도다. 충북 정치권도 다르지 않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출마 후보군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불과 서너 달 전과 아주 다른 분위기다. 공직자 등 숨어 있던 인물들까지 물밑 작업을 벌이고 있다. 낡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불러온 엄청난 변화다.

충북정치권에 따르면 여야 가릴 것 없이 정치권에도 세대교체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예사롭지 않은 분위기다. 그동안 숨죽이고 있던 젊은 정치인들이 고개를 들고 있다. 가장 먼저 신용한 서원대 교수의 활동이 활발해졌다. 내년 지방선거 국민의힘 충북지사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신 교수는 공석인 청주 서원구 당협위원장으로 유력했다. 하지만 일부 세력의 반대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었다. 박한석 국민의당 충북도당 수석대변인은 청주시장 후보로 새롭게 부상했다. 최진현 전 청주시의원도 비슷한 양상이다. 더불어민주당에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먼저 허창원 충북도의원이 청주시장 출마 의사를 내비쳤다. 이현웅 서원대 교수와 이광희 전 충북도의원 등도 후보군으로 떠올랐다. 공직자들의 도전도 눈에 띈다. 이미 중견 공무원 2명은 사표를 냈다. 보은군에서 38년 동안 근무한 최재형 전 보은읍장이 지난 5월 말 퇴직했다. 보은군수 출마를 준비 중이다. 이준경 전 음성군 부군수는 정년 2년을 남겨두고 물러났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괴산군수에 도전하기 위해서다. 두 사람 모두 내년 지방선거에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공직자들의 출마는 더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재영 충북도 재난안전실장은 이미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증평군수 선거에 뛰어들 것이란 관측이다. 정경화 충북도 농정국장은 영동군수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공직자들의 지방선거 출마엔 이유가 있다. 그동안 공직자 출신 단체장의 당선비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지금 정치권에 불고 있는 세대교체 바람도 한몫하고 있다. 이런 기류는 내년 대통령선거를 거쳐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분위기상 많은 정치신인들이 도전장을 던질 가능성이 크다. 대선의 결과가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 많은 게 달라질 것 같다. 여야를 떠나 내년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줄 게 뻔하다. 다만 신인들은 당내 경쟁과 함께 기존 정치 세력을 넘어야 한다. 신인 돌풍이 미풍에 그칠지, 강풍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다만 신인들이 대거 등장하면 선거는 활기를 띨 수밖에 없다. 새롭게 도전장을 내민 신인들의 대결이 관전 포인트다.

하지만 충북 정치권에서 세대교체는 결코 쉽지 않다. 지방선거 때마다 세대교체가 거론됐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그래도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교체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치권의 세대교체를 요구하는 도민 열망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세대는 교체가 아닌 공존의 대상이어야 한다. 절연이 아닌 융합의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게 서로 살 수 있는 방식이다. 교체가 결코 사라짐이 돼선 안 된다. '2030'이 떠오른다고 '5060'이 무조건 물러나야 하는 건 아니다. 절차적 공정이 중요하다고 분배적 공정이 무시돼선 안 된다. 무리한 구분은 자칫 갈등의 씨앗이 될 수 있다. 기준 없는 무분별한 교체나 구분은 폭력적이기 쉽다. 충북 정치권은 소수 기득권이 권력을 나눠 갖는 카르텔 정치 혁파에 집중해야 한다. 일부 정치세력의 '내로남불'과 안하무인 등 낡은 정치를 도려내야 한다. 결코 나이 기준 세대교체여선 안 된다. 핵심은 사람이다. 다음 정치를 맡을 적절한 사람들을 제대로 골라내야 한다. 정치의 헛발질은 대개 제대로 된 사람을 고르지 못해 생긴다. 다시 말해 사람을 잘못 썼기 때문이다. 정치의 세대교체는 사람을 잘 찾아 잘 쓰는데서 시작된다. 물론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충북정치가 바뀌려면 사람이 바뀌어야 한다. 충북도내 현 단체장과 유력주자 대부분은 60대다. 40대 이하 정치신인이 틈을 비집고 들어가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기성 정치인들이 확보한 권리당원과 중앙정치에 예속된 지역공천방식부터 바꿔야 한다. 이게 바뀌지 않는 한 신인들이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다.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 신인들의 정치참여 통로를 활짝 열어줘야 한다. 그게 충북의 기존 정치 관행을 깨는 파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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