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주시의회 박완희 의원, 6·25전쟁 집단학살 '도장골' 전수조사 촉구

"유해 매장지 훼손"
도시계획시설 지정 등 보전방안 수립 요구

2021.06.21 18:06:40

[충북일보] 6·25전쟁 민간인 희생지인 청주시 상당구 낭성면 도장골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근본적인 보전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청주시의회 박완희 의원은 21일 열린 64회 시의회 1차 정례회 5분 자유발언에서 "1950년 7월2일부터 청주형무소 재소자 절반 이상인 800명이 청주시 낭성면 도장골, 남일면 분터골, 남이면 화당리, 가덕면 공원묘지에서 총살 당했다"고 밝혔다.

박 의원은 "당시 사망한 홍가륵 선생은 독립유공자에게 수여하는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며 "정부는 홍 선생이 민간인 학살의 희생자라고 공식 인정한 뒤 낭성면 도장골 지역에 대한 유해발굴을 권고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유해발굴은 이뤄지지 않았고, 2019년 3월 이곳에서 진행된 벌채공사와 사방댐 건설로 유해 매장지가 집단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곳은 민간인 집단 희생지로 2008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장과 당시 청원군수 명의로 훼손하지 말라는 경고 안내판이 세워지기도 했다"며 "유족들은 유해발굴이 진행될 것이라는 권고를 믿고 십여년을 기다렸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은 또 "아무리 시급한 재난안전 사업이라도 사업 대상지가 어떤 곳인지 파악하고 공사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청주시는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통해 근본적인 보전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올해로 한국전쟁 71주년을 맞이한다"며 "민족의 뼈아픈 과거사를 진실과 화해로 치유하는 첫걸음은 유족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박 의원은 △희생자 유족들에 대한 충북도·청주시의 사과 △봉문 3곳에 대한 위치 확인·복원 △위령사업 추진 △6·25전쟁 민간인 희생지 전수조사 통한 도시계획시설 지정 등 보전방안 수립 등을 요구했다.

한국전쟁 당시 상당구 탑동에 위치한 청주형무소는 전쟁 발발 직전 1천600명의 수용자가 수감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절반인 800여명은 낭성면 도장골, 남일면 화당다리, 남일면 분터골, 가덕 공원묘지에서 각각 학살당했다.

박만순 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진상규명 충북대책위원회 운영위원장의 저서 '기억전쟁'에 따르면 당시 목격자는 "형무소 재소자들이 입는 푸른 옷을 입은 사람들이 누워 있었다. 경찰들이 총을 쐈는데 땅에 묻지도 않고 그냥 가버렸다. 학살지는 화당2리 앞 화당교회에서 목재소 방향으로 15m 지점이 된다"고 회고했다.

/ 유소라기자


이 기자의 전체기사 보기 →

<저작권자 충북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PC버전으로 보기

충북일보 / 등록번호 : 충북 아00291 / 등록일 : 2023년 3월 20일 발행인 : (주)충북일보 연경환 / 편집인 : 함우석 / 발행일 : 2003년2월 21일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무심서로 715 전화 : 043-277-2114 팩스 : 043-277-0307
ⓒ충북일보(www.inews365.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by inews365.com, In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