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이준석 돌풍

2021.05.24 17:11:25

[충북일보] 국민의힘의 당권 레이스가 관심을 끌고 있다. 그 중심에 이준석이 있다. 박근혜 키즈가 보수 본진을 격파하고 있다. 일시적 돌풍이 이변의 태풍으로 이어질지 관심사다. 신기하고 유쾌하다.

*** 많은 변화를 시사하는 현상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시작됐다. 당 대표 선거에 출마한 이준석의 바람이 거세다. 여론조사에서 잇따라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위와 격차도 더 벌어졌다. 유쾌하고 신기한 반란이 아닐 수 없다. 충격적인 자극제가 되기에 충분하다.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오는 6월11일 치러진다. 당권 주자 후보로 모두 8명이 등록했다. 당 대표 예비경선 발표일은 오는 27일이다. 예비경선에서 3명은 탈락한다. 나머지 5명이 최종 경쟁을 벌이게 된다. 도도한 흐름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지금 상황만 보면 '이대리'의 줄임말 대로다. '이대로 가면 대표는 이준석이다'란 문장이 가능하다. 돌풍의 주역이 될 수 있다. 물론 이준석 돌풍엔 다른 당 지지층까지 포함돼 있다. 그렇다고 해도 야권 내에 흐르는 인식의 변화를 어찌할 수는 없다. 이준석 돌풍은 많은 걸 시사한다. 지금까지 정치권은 뻔한 정치를 해왔다. 국민들이 기대하는 정치를 외면했다. 효능감 제로의 낡은 정치였다. 실망과 환멸의 대상이었다. 그의 돌풍이 태풍이 될 가능성이 큰 이유다.

이준석은 30대 중반이다. 20대부터 10년 가까이 꾸준하게 정치 활동을 했다. 젊지만 내공이 깊다. 닳고 닳아 멋도 맛도 없는 늙은 정치인보다 훨씬 낫다. 무엇보다 새 정치를 하려하고 있다. 그동안 정치권에서 국민의힘은 '보수'로 통칭됐다. 실제로 국민들에게 그렇게 각인돼 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은 '진보'로 표현된다. 그런데 국민의힘은 아직도 1970년대에 갇혀 있다. 민주당은 1980년대의 운동중심주의에 사로잡혀 있다. 이준석 돌풍의 힘은 여기서 기인한다. 이준석은 단 한 번도 국회의원이 된 적이 없다. 박근혜 키즈로 자라 박근혜를 깠다. 태극기부대도 신랄하게 공격했다. 극우를 배척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금까지 각인된 보수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차세대 지도자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역사는 심판이다'는 말이 있다. 과거의 역사는 언제나 현재가 심판했다. 다시 말해 현재는 미래가 심판한다. 역사의 과정에서 개인은 사회가 평가한다. 정치인은 국민 유권자의 평가를 받는다. 물론 국가는 세계사의 평가를 받게 돼 있다. 그런데 자신의 잘못을 모르거나 인정하지 않는 정치인들이 너무 많다. 여전히 자신의 잘못을 미화하는 데만 급급하다. 변신을 꾀하지 않고 그저 모면하려고만 했다. 여야 모두 기득권으로 남아 안주하려 했다. 결국 국민이 심판하게 됐다. 이준석 돌풍은 그냥 생긴 게 아니다. 국민적 심판현상이다. 정치권에 범람하는 안주현상을 깨려는 시도다. 자신의 정치이념만을 위한 시도에 대한 제동이다. 이념주의 신봉에 대한 거부다. 보편성을 중시하는 현대적 가치의 이동이다.

정치의 주체는 정당이다. 하지만 정당이 이념을 목적으로 하면 잘못 가기 십상이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기 어렵다. 국민 대신 정권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하기 쉽다. 자유민주주의를 실천할 수 없다. 이준석은 시대의 '체인저'로 나서 정치의 모멘텀을 바꾸려 하고 있다.·정치 기반과 체질을 미래형으로 탈바꿈하려 하고 있다.·지금대로라면 이준석의 힘은 커질 수밖에 없다. 보수의 변화를 바라는 국민들은 그만큼 많다.

*** 완전 새판 짜라는 국민 주문

생각과 사실은 다르다. 생각이 사실을 이겨선 안 된다. 책상이 현장을 눌러서도 안 된다. 생각하면 나가 확인하고 살펴야 한다. 지금도 어디선가 새로운 일이 일어나고 있다. 내 생각은 언제든 틀릴 수 있다. 새로운 걸 받아들여야 한다. 새로움을 외면하면 앞으로 나갈 수 없다. 정치판은 때를 맞춰 바뀌어야 한다. 성공의 열쇠는 거기에 있다. 물론 열쇠가 있다고 저절로 열리지는 않는다. 서로 승부해 이긴 쪽이 열 수 있다. 샅바를 바로 잡고 끝까지 승부해야 한다.

제대로 된 야당의 역할과 책임은 막중하다. 먼저 야당의 길이 뭔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런 다음 새 인물로 완전한 새 판을 짜야 한다. 국민의힘의 미래는 거기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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