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농정원'마저 세종 구시가지 떠났다

신도시 반곡동에 신청사 준공, 10일 업무 시작
"전국 농민 대상 기관이 생뚱맞게 신도시 가나"
8년 새 조치원 인구 1.1% ↓,신도시는 3천148% ↑

2021.05.12 17:31:18

세종시 구시가지 유일의 정부 산하 공공기관이었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EPIS)이 최근 신도시 반곡동으로 이전했다. 사진은 농정원 구청사(세종시청 조치원청사)의 5월 12일 아침 모습이다.

ⓒ최준호 기자
[충북일보]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뒤 전국적으로 수도권과 지방 사이 인구 격차가 커지고 있는 것과 마찬가기로, 세종시내에서는 신도시(행복도시)와 구시가지(읍·면지역) 사이의 인구 불균형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세종 구시가지 유일의 정부 산하 공공기관이었던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EPIS)'이 최근 신도시로 이전했다.

이에 따라 구시가지 공동화(空洞化) 현상은 당분간 개선되지 않을 전망이다.

세종시 반곡동에 있는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농정원·EPIS) 신청사 모습.

ⓒ최준호 기자
◇신명식 원장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가치 실현"

세종시청 조치원청사(조치원읍 군청로 93)에 있던 농정원은 지난 7~9일 신청사(반곡동 772-3)로 이사,10일 업무를 시작했다.

신청사는 3천960㎡의 부지에 연면적 4천949㎡(지하 1층, 지상 4층) 규모로 건립됐다. 산업연구원(KIET)·한국교통연구원 등이 모여 있는 국책연구단지와 천주교 대전교구청 사이다.

이 곳에서는 본원 직원 150여명과 귀농귀촌종합센터(서울 서초구 양재동 232 aT센터 4층) 직원 20여명 등 모두 170여명이 근무한다.

농정원은 최근 낸 보도자료를 통해 "신청사에는 직원들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회의실과 복지 공간을 확충하는 한편 방문객들을 위한 편의시설도 크게 개선했다"고 설명했다.

오는 21일에는 반곡동 본원에서 신청사 개청식과 함께 개원(開院) 9주년 기념식을 열 예정이다.

신명식 원장은 "청사 이전은 새로운 출발이자 도약의 발판이 될 것"이라며 "업무 혁신을 통해 농업인들에게 농정원의 존재 가치를 인정받고, 공공기관으로서의 사회적 가치 실현으로 국민에게 신뢰받는 기관으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농정원은 △농업 인적자원 육성 △농식품·농촌 정보화 촉진 △농촌 문화의 가치확산 및 홍보 △농업경영체의 역량 강화 등을 목적으로 2012년 5월 경기도 안양시 관양동 934-2에서 출범한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준정부기관이다. 정부의 공공기관 지방 이전 정책에 따라 세종시청으로부터 조치원청사를 임대, 2015년 9월 조치원읍으로 이전했다.

조치원청사에 있던 세종시 본청은 이에 앞서 같은 해 6월 신도시 보람동 신청사로 입주했다.
◇조치원 인구 감소, 신도시는 급증

하지만 대다수 구시가지 주민은 농정원의 신도시 이전에 반대해 왔다.

6년전 서울에서 귀농한 이 모(59·농업·세종시 전동면)씨는 "전국 농업인을 상대로 하는 공공기관이 세종시내 농촌지역 중심지인 조치원이 아닌 신도시에 있다는 것은 생뚱맞다"며 "외지에서의 접근성도 조치원역 인근의 기존 청사가 더 낫다"고 주장했다.

조치원청사 인근 신흥리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박인자(62·여) 씨는 "세종시청과 교육청 등 지방 공공기관이 잇달아 신도시로 이전한 데다, 지난해부터 코로나19 사태가 계속되면서 장사 하기가 너무 힘들다"며 "당초에는 농정원이 조치원 서북부지구에 신청사를 짓는다고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행정안전부가 매월 발표하는 주민등록인구(외국인 제외) 통계를 보면, 세종시가 출범한 2012년 7월말 당시 조치원읍 인구는 시 전체(10만3천127명)의 42.4%인 4만3천760명이었다.

이어 2013년 2월 고려대와 홍익대 세종캠퍼스 사이 신안리에서 e-편한세상 세종 아파트(총 983가구) 입주가 시작되면서 꾸준히 증가, 2014년 4월말에는 1931년 읍 출범 이후 가장 많은 4만8천499명에 달했다.

그러나 신도시에 의한 '인구 빨대 현상'이 계속되면서 올해 3월말 4만3천304명, 4월말에는 4만3천290명(시 전체 36만1천396명의 12.0%)으로 줄었다.

세종시 출범 이후 8년 9개월 사이 470명(1.1%)이 감소한 셈이다.

반면 신도시 인구는 크게 늘고 있다.

2012년 7월말 8천351명(시 전체의 8.1%)에서 올해 4월말에는 27만1천226명(75.0%)으로 26만2천875명(3천147.8%) 증가했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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