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의 공정요구와 부동산정책

2021.05.06 18:14:33

김순구

감정평가사

4.7 재보선 결과의 화두는 2030세대의 공정 요구였다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기회는 평등하게, 과정은 공정하게, 결과는 정의롭게'라는 국정철학이 부동산 정책의 실패와 '내로남불'로 바뀌면서 2030세대들의 공정의 요구에 대해 답을 찾으려는 노력이 정치권을 중심으로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2030세대의 푸념이 언급된 기사를 인용해 봅니다. 어떤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나서 보너스를 받았을 때 "베이비 부머 세대는 회식을 하고, X 세대는 n분의 1로 나누며, MZ 세대는 프로젝트 기여도에 따라 나눈다"고 하는 『센 세대, 낀 세대, 신세대』 라는 세대 구분을 설명해 놓은 책이 있습니다. 심플하게 쓰여 있지만 그 안에 많은 이슈가 숨어 있습니다.

회식을 할 때 주인공은 우리인데 왜 꽃등심과 와인바는 안되고 늘 팀장 맘대로 횟집과 노래방인지. 보너스가 대신해서 아껴진 회식비는 어디에 쓰이는 건지, 팀장이 기분내며 좋아하는 후배에게 준 택시비는 어디서 나온 건지 의문이 남습니다. n빵의 경우도 같습니다. 팀장이 도와준 분들이 많다며 자꾸 n을 늘립니다. 늘어난 n은 팀장과 가까운 사람들입니다. MZ 세대가 생각하는 기여도에 따른 배분의 경우도 같습니다. 팀장에게 일하는 척 잘 보인 팀원들만 두툼한 봉투를 차지합니다.찜찜하긴 하나 보너스 처분 정도이니 마무리 됩니다. 급여 문제로 가면 보통 문제가 아닙니다. 나보다 급여를 훨씬 많이 받는 이유가 나이가 많다는 이유, 회사에 오래 다녔다는 이유라는 것에 MZ 세대가 묻기 시작했습니다. 일은 내가 더 많이 하는데 뒤에서 쓸데없는 간섭이나 하는 사람이 왜 더 많은 급여를 받아야 하느냐고 묻고 있습니다. '너도 나중에 그리 될거야' 라고 하면 '그 나이에도 여기에 있을 거 같냐' 고 반문합니다

MZ 세대는 일은 안하고 월급을 열심히 챙기는 사람을 '월급 루팡(뤼팽)', 줄여서 '월루'라고 합니다. 남이 일을 덜하면 내가 더 할 수밖에 없다는 억울한 심정을 그렇게 표현합니다. 대상은 동료일수도 상사일수도 있습니다. 무임승차(프리 라이딩)을 혐오합니다. 조별 과제 수행에 자기는 좀 빼달라고 하는 대학 선배에게 "선배, 이름도 뺄게요"라고 시원하게 말하는 3년 전 탄산음료 광고 기억하십니까? 그 세대가 속속 사회로 나오고 있습니다.

회사내에서 일어나는 크고 작은 시비들은 모두 "계산 똑바로 합시다"라는 청년 세대의 주장과 연관돼 있습니다. "회사가 크면 너도 큰다." "우린 한가족 이다." 이런 말은 이제 통하기 어렵습니다. "내 가족은 집에 있어요." 2030이 이렇게 화답합니다.

이런 MZ 세대들은 어른들은 공정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내로남불'로 불공정을 지적해도 안 들으려 한다고 생각합니다. 조국 전 장관 딸 입학과정과 추미애 전 장관 아들 휴가도 이런 시각으로 바라봅니다. 김상조 전 실장, 박주민의원 임대료 문제도 그렇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부동산 정책도 그런 것 같습니다. 어른들은 편법을 이용해 부동산에 투기해서 돈 벌고 비싼집에 살면서 집값이 비싸니 살 생각하지 말고 임대아파트에 살라고 하냐는 볼멘소리가 그렇습니다. 새 아파트 청약을 할려 해도 어른 위주로 만들어진 가점제도가 가로막고, 은행돈을 빌리기 어렵게 만들어 놓은 것도 그렇습니다.

MZ 세대가 부르짓는 공정한 사회, 우리 모두가 만들어 가야할 세상임은 분명해 보입니다. 양질의 주택에서 누구나 살 수 있도록 하려는 주택 정책, 공평한 조세의 핵심인 부동산 공시제도, 정책 목적에 맞게 운영되고 있는지? 제시된 결과는 공정한지를 한번더 꼼꼼히 살펴봐야 할 때 인 것 같습니다. 선거에서 당선을 위한 표를 계산하면서 하는 임기응변식이 아닌 MZ 세대가 말하는 공정한 사회를 생각하면서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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