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 년 전 옥천여성의 얼굴모습은

신석기시대 안터1호 고인돌에서 나온 최초 여성 얼굴 새긴 자갈돌 짐작
국내에서 처음 임신한 선돌 역시 고인돌 여성과 무관하지 않아
역사적·학술적 가치 높아 지속적 연구조사 통해 재조명 목소리

2021.03.31 18:02:48

옥천 안터1호 고인돌에서 나온 최초 여성얼굴 모양 자갈돌. 5천 년 전 옥천 여성의 얼굴 모습을 상상하게 한다.

[충북일보] 5천 년 전 옥천의 여성 얼굴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이 질문에 누구도 쉽게 답을 할 수 있는 옥천군민은 없을 것이다. 5천 년 전이면 신석기시대이기 때문에 상상조차 할 수 없다.

그런데 매우 흥미로운 일이 발생한다. 옥천의 안터마을 고인돌에서 여성의 얼굴이 새겨진 자갈돌이 출토된 것이다.

40여 년 전 대청댐 수몰지역 유적조사 당시 안터1호 고인돌(충북유형문화재 제10호)에서 쏟아져 나온 유물에서 미루어 짐작이 가능하다.

고인돌의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점과 신석기시대 안터마을 여성의 얼굴모습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출토된 것이다.

옥천군민이면 이 유물에 대해 누구나 한번 쯤 관심을 가져 볼만하다.

옥천 안터1호 고인돌.

ⓒ손근방기자
거슬러 올라가면 1977년 대청댐 수몰지역 유적조사에 참여한 이융조(현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 충북대박물관팀이 안터1호 고인돌과 안터1호 선돌(충북유형문화재 제156호)을 발굴했다.

이 안터1호 고인돌은 거북모양의 화강석에 판돌 4매를 짜 맞추어 무덤방을 지상에 축조한 북방식 일명 다솔릿드(dissolithen)형식으로 돼 있다.

특히 이 고인돌에서 찾아낸 유물들을 눈여겨봐야 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찾아보지 못한 유물들이 쏟아져 나왔기 때문이다.

이융조 이사장은 "안터마을 고인돌에서 나온 유물은 지금까지 볼 수 없는 매우 희귀한 것들이 출토돼 당시 학계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며 "발굴팀 조차도 가히 충격적일 만큼 감동의 순간이었다"고 했다.

옥천 안터1호 선돌.

ⓒ손근방기자
고인돌 무덤방 유구 안에는 노랑 흙(선돌바닥 흙과 같음)을, 둘레에는 주검을 뭍을 때 악귀로부터 보호한다는 의미로 보이는 붉은 흙이 덩어리 상태로 깔려 있었다.

또 시대를 뒤집는 빗살무늬토기는 고인돌 축조시기를 신석기 후기의 것으로 추정할 수 있게 했다.

뿐만 아니라 얼굴모양의 예술품, 죽음을 상징하는 X자 모양을 새긴 돌, 가락바퀴, 지킴돌, 눈돌, 숫돌, 그물추 등이 나왔다. 이중 단연 눈길을 끄는 것은 국내 고인돌에서 처음 나온 얼굴모양의 예술품이었다.

이 예술품은 약간 입을 벌리고 있는 도톰한 입술에 가늘게 눈을 새긴 여성 얼굴모양의 자갈돌(두께 1cm, 크기 10cm)이다.

즉 5천 년 전 신석기시대 옥천군 동이면 석탄리 안터마을 여성의 얼굴모양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비록 망자인 여성의 얼굴(초상화) 모습이긴 하지만 이 유물에서 고인돌의 주인공이 여성이라는 것에 주목해야 한다.

유물 대부분이 일상생활용품이어서 고인돌의 주인이 남성이라는 통념을 완전히 깬 것이기에 학계에서 이 부분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여기에 함께 발견된 선돌도 고인돌의 여성과 무관하지 않다.

고인돌에서 210cm 떨어진 일직선상에 세워져 있는 선돌은 임신한 여성의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매우 희귀하다.

임신한 모양으로 보아 20대 여성으로 추정되는데 이 같은 모습의 선돌은 국내에서 처음이며 옥천 안터마을 선돌이 유일하다.

이는 고인돌 무덤방의 주인인 여성의 죽음을 상징하는 기념비적인 것으로 태양(해)을 임신한 선돌은 금강 상류 옥천 대청댐 수몰지역에 남아 있어 역사적, 학술적 가치가 높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처럼 옥천 안터마을은 우리나라 선사문화 보고며 시작한 곳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근거가 확인되고 있다. 옥천군민들은 자부심과 함께 재조명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융조 이사장은 "옥천 안터1호 고인돌과 안터1호 선돌에서 주인이 신석기시대 후기 여인의 죽음을 상징하는 기념비적 증명은 우리나라 선사문화 사상 처음이어서 위상이 높이 평가돼야 한다"며 "고인돌과 선돌이 충북도에서 문화재로 지정은 매우 가치 있는 일이며 옥천의 선사문화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도 지속적인 학술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옥천 / 손근방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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