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세종보까지…삭막했던 세종시의 겨울

겨울 가뭄에 금강 세종보 주변 황량함 더 심해져
정부·세종시, 97억 들여 지하수 채취 시설도 추진
시민들 "멀쩡한 강물 버리면서 국민 혈세 낭비하나"

2021.03.02 15:51:20

지난 2월 27일 아침 금강 세종보의 삭막한 모습.

ⓒ최준호 기자
[충북일보] 신종 전염병인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너무나 힘든 겨울이었다.

정부가 정한 방역수칙에 따라 답답한 마스크를 써야만 외출을 할 수 있었고, 친구나 친지끼리 모임도 제대로 가질 수 없었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젊은 도시'인 세종의 지난해 겨울은 더욱 황량했다.

지난 2월 27일 아침 금강 세종보의 삭막한 모습.

ⓒ최준호 기자

지난 2월 27일 아침 금강 세종보의 삭막한 모습.

ⓒ최준호 기자
여기에는 이 도시의 '젖줄'이라 할 수 있는 금강의 세종보 구간이 삭막한 땅으로 바뀐 것도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벌인 주요 사업에 시비를 거는 문재인 정부는 '자연성 회복'이란 명분으로 2017년 11월부터 세종보 물을 빼고 있다.

그 결과 지난달 27일 새벽부터 아침까지 기자가 답사한 보 주변 강 바닥은 모랫더미와 잡초숲으로 변해 있었다.

가뭄이 심한 겨울철이어서 지난해 가을 방문했을 당시보다 정도가 더 심했다.

지난 2월 27일 아침 금강 세종보의 삭막한 모습.

ⓒ최준호 기자

지난 2월 27일 아침 금강 세종보의 삭막한 모습.

ⓒ최준호 기자
현장에서는 산짐승인 고라니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배설물과 조개 껍데기도 구경할 수 있었다.

다행히 세종보 주차장 인근의 나무 3그루에 밤이면 불을 밝히는 전등 장식물들이 설치돼 있는 게 시민들에게 다소나마 위안이 되는 듯했다.

이날 아침 6시께 주차장에서 만난 조재근(69·무직·세종시 한솔동)씨는 "금강 8경 가운데 한 곳인 세종보가 이젠 시민들에게 외면당하고 있다"며 "세종보 설치가 과연 잘못된 것인지는 훗날 역사가 판단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가운데 정부(환경부)와 세종시는 세종보 철거에 대비, 97억 원을 들여 보 상류 5㎞ 지점에 있는 양화취수장에 지하수 채취 시설을 만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최근 환경부에서 실무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회의도 열었다.

지난 2월 27일 아침 금강 세종보의 삭막한 모습.

ⓒ최준호 기자

지난해 3월 7일 오후에 찍은 세종시 금강 양화자갈보(취수장) 모습. 세종보 개방으로 수위가 낮아지자 환경부와 세종시가 임시로 만든 물 저장 시설이다.

ⓒ최준호 기자
양화취수장은 세종호수공원,방축천·제천,국립세종수목원·중앙공원 등 세종 신도시(행복도시) 지역 주요 경관 시설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물을 공급하는 장소다.

정부와 시는 지난 2017년 보의 수문을 개방한 뒤 금강 수위가 크게 낮아지자 수억 원의 예산을 들여 취수장에 자갈보를 만들었으나, 여름철 홍수로 2차례 이상 유실됐다.

이에 따라 보를 철거하는 대신 물 공급에 필요한 반영구적 시설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정원석(51·회사원·세종시 대평동) 씨는 "땅 위를 흐르는 멀쩡한 강물을 버리면서 100억 원에 가까운 국민 혈세를 들여 땅 속의 물을 끌어오겠다는 것은 '자갈보에 이은 또 하나의 코미디'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세종 / 최준호 기자 choijh5959@hanmail.net

지난해 세종시의 겨울은 코로나19 사태에다 세종보 수문 개방가지 겹치면서 더욱 황량했다. 다행히 세종보 주차장 인근의 나무 3그루에 밤이면 불을 밝히는 전등 장식물들이 설치돼 있는 게 시민들에게 다소나마 위안이 되는 듯했다.

ⓒ최준호 기자

지난해 세종시의 겨울은 코로나19 사태에다 세종보 수문 개방까지 겹치면서 더욱 황량했다. 다행히 세종보 주차장 인근의 나무 3그루에 밤이면 불을 밝히는 전등 장식물들이 설치돼 있는 게 시민들에게 다소나마 위안이 되는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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