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2021년을 위해 가스사고 부럼을 깨보자

2021.02.25 17:39:46

임해종

한국가스안전공사 사장

오늘(2.26)은 한 해의 첫 보름날인 정월대보름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접종을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다. 작년 이맘때 코로나19 확산세로 우리 모두가 가슴을 졸인지 1년이 지난 지금 드디어 구원투수가 될 수도 있을 백신이 등장했다.

우리 선조들은 정월대보름날 이른 아침에 일어나 한 해 동안의 각종 부스럼을 예방하고 이를 튼튼하게 하기 위해 부럼 깨기를 했다.

부럼 깨물기는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내길 기원하는 우리 선조들의 지혜가 깃든 세시풍속이다.

어릴 적 나의 할머니도 일 년의 시작인 정월대보름에 부럼깨기 풍속을 알려주시면서 떡을 해주시곤 했다. 떡을 놓고 가족 모두 건강하고 무탈하게 해달라는 기도도 잊지 않으셨다.


정월대보름과 관련된 어린 시절 추억을 생각하니 그 때나 지금이나 우리는 건강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여기는구나 하고 생각해본다.

한 해를 건강하게 보내길 기원하며 부럼을 깨무는 정월대보름과 지난해부터 우리의 생명을 위협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첫 백신 접종 날이 공교롭게 같다.

전국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의 65세 미만 입소자와 종사자에게 우선적으로 접종되는 오늘, 온 나라가 기대와 우려로 떠들썩하다.

한 해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봄을 기다리며 우리도 가스로부터 안전하고 행복한 2021년을 보낼 수 있도록 오늘 당장 ‘가스사고 부럼’을 깨고 ‘예방접종’을 해보는 것이 어떨까.

올 한 해 가스의 위해로부터 우리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어떠한 조치를 하면 되는지 미리 한번 꼼꼼히 살펴보고 조치를 하자는 것이다.


어려운 것이 아니다. 어린 시절 어머니는 정월대보름날 잠에서 덜 깬 우리의 입에 호두와 땅콩을 넣어주며 건강을 기원하라고 알려주셨다. 그저 그 부럼을 깨물고 우리의 건강을 기도하기만 하면 됐다.

정월대보름 이른 아침에 일어나 부럼을 깨듯 몇 가지만 기억하고, 이대로 실천하면 된다.

먼저, 봄 이사철에 가스관 막음조치를 철저히 하는 것이다. 가스시설을 철거하거나 설치할 때 배관이나 중간밸브를 막는 행위를 막음조치라고 한다.

추운 겨울을 지나 따뜻해진 봄엔 이사를 많이 하게 된다. 이 경우 그동안 사용하던 가스레인지를 철거한 뒤 가스배관이나 중간밸브를 반드시 플러그 또는 캡으로 막아 가스가 누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이사 3일전, 도시가스를 사용하는 가정은 지역관리소에, LP가스를 사용하는 가정은 가스판매점(공급업소)에 연락하면 된다. 반드시 전문가에게 문의해 조치 받아야 한다.


막음조치가 제대로 안될 경우, 누출된 가스가 점화원과 만나 폭발할 수 있으니 이사를 갈 때에는 꼭 막음조치를 해야 한다.
다음으로 야외 활동이 잦아짐에 따라 특히 휴대용가스레인지와 부탄캔을 안전하게 사용해야 한다.

최근에는 계절과 상관없이 캠핑을 즐기는 인구가 많아지면서 휴대용가스레인지와 부탄캔 사용도 자연스레 늘고 있다. 세계시장 생산 규모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이에 따라 부탄캔 관련 사고도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최근 5년간(2016~2020년) 발생한 부탄캔(휴대용가스레인지 포함) 관련 사고는 97건으로 전체 가스사고의 19%를 차지했다.

휴대용 가스레인지를 사용할 때는 몇 가지 사항만 지켜도 사고를 예방할 수 있다.

먼저, 가스레인지의 불판 받침대 보다 큰 조리기구를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가스레인지 내부에 장착된 부탄캔의 내부압력이 복사열로 인해 상승하면서 파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부탄캔을 보관할 때도 복사열로 인한 파열을 예방하기 위하여 불에서 되도록 멀리 떨어진 곳에 두어야 안전하다.

마지막으로 휴대용 가스레인지의 점화가 안 될 경우 또는 부탄캔에 남은 가스를 사용하기 위해 부탄캔을 온수나 열기구로 가열하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절대 직접 가열을 해서는 안된다. 부탄캔의 온도가 상승해 파열될 위험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이러한 것들은 거창한 습관을 요하는 것이 아니다. 안전과 건강에 조금만 관심을 가지고 실천한다면 반드시 사고를 막을 수 있다.

오늘부터라도 늦지 않다. 우리 함께 작은 실천으로 ‘가스사고 부럼’을 깨고 ‘예방접종’을 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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