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헬스(One Health), 환경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

2021.01.11 17:25:02

김종숙

충북보건환경연구원 보건연구부장·이학박사

아이들은 언제나 귀엽고 이쁘다. 하지만 마스크 쓴 모습은 안쓰럽고 미안하다. 신종 감염병 걱정없이 사는 방법은 무엇일까? 스페인독감(1918), 웨스트나일바이러스(1937), 아시아독감(1957), 사스(2002), 신종플루(2009), 메르스(2015), 신종코로나(2019)까지 바이러스 감염병이 지속적으로 창궐하여 지구촌을 위협하고 있다. 인류는 신·변종 바이러스 감염병이 출현할 때마다 위기와 혼돈이 반복되고 있다.

신종 감염병 대부분이 동물을 통해 감염되는 인수공통감염병이다. 기존 연구는 감염병 연구 중심이었다면 원헬스(One Health)는 생태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야생동물 등의 건강을 연구하고 그에 따른 결과를 통해 우리의 건강도 연구하는 것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에 따르면 신종 감염병 중 60%가 인수공통감염병이며, 그 중 75%가 동물로부터 기원한다. 그에 따라 생태계의 건강은 중요해지고 있다. 2002년 사향고양이로 인한 사스(SARS), 2009년 돼지로 인한 신종플루, 2014년 박쥐로 인한 에볼라바이러스, 2015년 낙타로부터 시작된 메르스(MERS)가 그예이다.

사람과 동물 모두 환경 안에서 살아가기 때문에 환경의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환경이 아프면 동물도 아프고, 동물이 아프면 사람도 아프다. 이제는 사람, 동물과 환경을 함께 생각하는 접근이 필요하다. 바이러스의 변이는 주로 바이러스가 새로운 숙주에 이환되는 과정에서 탄생한다. 새로운 숙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적응을 위해 변이를 일으킨 유전물질이 새로운 세포막을 생성하고 전혀 다른 숙주에 감염성을 가지게 된다. 감염된 숙주에 따라 새로운 병원성을 가진다. 이처럼 인간과 동물 모두 감염력을 가지는 인수공통 전염병은 최근 여러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인간, 동물, 환경의 건강을 포괄하는 원헬스 접근이 매우 중요하게 대두되고 있다.

인간이 야생동물 서식지를 없애고 개발된 서식지에 거주하거나 가축을 풀어 살게 하면서 야생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었던 질병이 심각한 전염병이 된 사례를 경험하였다. 우리 모두 그 속도는 점점 더 빨라질 것이라고 예측한다. 야생동물에 대해 위험하고 혐오스럽다는 인식보다는 그들과의 건강한 거리두기로 이어져야 한다. 먼 미래의 오지 않을 수 있는 질병의 위협보다는 당장의 편리성이 중요하기 때문에 빨리 변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서식지 파괴로 얻은 자원을 소비하며 살기 때문에 생태계 파괴와 감염병이 전 세계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위험을 저지른 세대와 언젠가는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는 세대는 다르다. 미래의 우리 아들딸에게 그 위험이 덮칠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하고 자신의 소비에 더 깐깐해지고 민감해질 필요가 있다, 한 사람의 눈앞의 실리 추구를 멈추었을 때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는 인류의 감염병을 막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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