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코로나19와 함께 실어 보내자

2020.12.30 19:24:13

[충북일보] 코로나19 집단감염 조짐이 심상치 않다. 연일 확진 1천 명을 오르내리고 있다. 코호트 격리 중인 동부구치소 감염 사태는 심각하다. 신입이 들어오면 기본적인 전수검사나 격리조치도 없었다. 바로 기존 인원과 공동생활을 했다. K-방역 자화자찬의 허상을 그대로 드러냈다.

코로나19는 문재인 정권에 더 없는 호재였다. 코로나19 덕에 많은 잘못을 잠재우고 통제를 강화할 수 있었다. 하지만 최근 가감 없이 민낯을 드러냈다. 확진자 폭발에 백신 확보까지 제때 안 돼 불신을 받게 됐다. 게다가 희생양으로 삼을 만한 대상도 없어졌기 때문이다. 부동산 정책은 말과 달리 곳곳에서 가격 급등으로 나타났다. 검찰개혁은 검찰총장과 공방이 길어지면서 반감만 키웠다.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성장(-1.3% 예상)의 늪을 헤맸다. 남북 관계는 바람과 달리 갈등 국면이 해소되지 않았다. 농업계엔 공익직불제가 사상 처음 도입됐다. 쌀 생산량은 당장의 인기와 성과만을 강조하며 국정을 운영한 결과다. 350만7천t으로 1968년 이후 5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동안 형성된 인식이 쌀마저 부족해지는가 하는 긴장감으로 바뀌는 기색도 감돌았다. 여기에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1년 만에 다시 발생했다.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는 2년8개월 만에 다시 발생했다. 충북에서도 예외없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대통령선거는 조 바이든의 승리로 끝났다. 농업 통상에 변화가 불가피하다.

올 한해는 지독한 감염병에 병적인 정치 갈등으로 국민생활이 힘든 한 해였다. 코로나19는 연말에도 강성하고 있다. 갈수록 국민보건은 위태로워지고 있다. 정치마저 정상이 아니다. 기본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 여야 간 협력과 소통이 사라진지 오래다. 여당은 다수 의석을 무기로 일방으로 밀어붙이려고만 했다. 야당은 "의회민주주의가 조종을 울렸다"며 통탄했다. 행정부마저 정치판을 닮아갔다. 법무부는 여당과 힘을 합쳐 일 년 내내 '검찰개혁'을 외쳐댔다. 그 결과 갈라진 국민여론만 더 분열시켰다. 물론 연초에 뜻하지 않게 코로나19가 많은 원인을 제공했다. 그래도 안보·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분야에 영향을 미친 건 아니다. 전적으로 코로나19 탓으로 돌릴 수는 없다. 보건재해로 국정의 구멍이 뚫렸다면 정부는 국민생활 안전을 최우선 정책으로 삼아야 했다. 국회는 여야 협력의 기본 위에서 사회현안의 난제를 풀어나가야 했다. 하지만 여당은 의석수에 도취돼 오직 장기집권이란 달콤한 유혹에 현혹됐다. 그 결과 마이웨이(my-way)만 고집했다.

올해도 송구영신(送舊迎新)은 유감이다. 지금도 사회 곳곳에서 갖가지 갈등과 싸움이 일어나고 있다. 당장 정치판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모두 지나친 욕심 때문이다. 탐진치(貪嗔癡)가 원인이다. 끝없는 욕심과 어리석음이 오늘의 난국을 초래했다. 여야 정치권은 당리당략부터 버려야 한다. 그래야 정치의 본성을 찾을 수 있다. 마음에 도사리고 있는 탐욕과 성냄, 어리석음을 떨쳐내야 한다. 그래야 마음속에 본래 있는 밝은 지혜를 회복할 수 있다. 세상은 크고 작은 문제의 연속이다. 욕심만 부린다고 되는게 아니다.
2020년, 너무 아픈 한 해였다. 참으로 말도 많고 탈도 많았다. 다사다난의 결정판이었다. 국민들의 마음고생이 어느 해보다 컸다. 가는 해를 갈무리 하고 오는 해를 기쁘게 맞이하기가 쉽지 않다. 복잡함과 번잡함이 여전히 물러나지 않는다. 새해 첫날의 기대가 뜻하지 않은 코로나19란 복병을 만나 뒤틀려버렸다. 그래도 묵은해는 버리고 다시 새해를 잘 맞아야 한다. 겨울이 깊으면 봄이 가깝다. 생명의 에너지를 한껏 간직하고 있다. 절망과 고통의 끝은 반드시 있게 마련이다. 강물이 강을 버려야 바다가 되는 이치다.

올 한 해는 그야말로 코로나19로 시작해 코로나19로 끝났다. 한 해 내내 코로나19의 영향권에 있다. 온 나라가 방역모드로 꽁꽁 차단된 생활을 했다. 그래도 서로 도우면서 엄청난 일을 했다. 비워진 그릇에 새물이 채워지는 2021년을 희망한다. 어렵다고 희망까지 포기해선 안 된다. 절망과 불행은 코로나19와 함께 실어 보내자. 희망이 백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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