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창 지식산업센터 표류…뒷말 무성

충북도, 인사 놓고 공단과 갈등
지역 경제인 "기관 길들이기용"
사업진척 지지부진 …불만 고조

2020.11.30 21:00:00

[충북일보] 오창 과학지식산업복합센터 건립이 지지부진한 것을 두고 충북도의 '낙하산 인사' '기관 길들이기' 때문이라는 뒷말이 흘러나오고 있다.

오창 과학지식산업복합센터 건립을 통한 지역발전을 기대한 주민과 경제인들은 충북도의 명확한 입장표명을 요구하고 있다.

'파로스시티'로 이름붙여진 오창 과학지식산업복합센터의 건립은 더불어민주당 변재일(청주 청원) 의원이 KT, 충북도, 오창과학산업단지관리공단과 긴밀한 협의로 이끌어낸 사업이다.

파로스시티는 오창과학산단 내 16만5천㎡의 연면적에 지하 3층, 지상 33층 2개 동 규모로 예정됐다. 규모로만 놓고 보면 '63빌딩(서울63스퀘어)'에 비견할 수준이다.

파로스시티의 강점은 첨단, 자족, 조화, 공유, 집객 기능이 융복합된 자족형 지능정보빌딩으로 '자급자족 가능한' 건물이란 점이다.

파로스시티는 산업과 상업, 오락문화까지 충족할 수 있는 시설로서 오창·청주를 넘어 충북 도민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파로스시티 건립은 지난 2019년 6월 (사)오창과학산업단지관리공단과 ㈜대상산업으로 구성된 '오창과학지식산업복합센터 컨소시엄'이 산업통상자원부의 산업단지 환경개선펀드 공모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하지만 충복도의 '지나친 간섭(?)'으로 제동이 걸렸다.

충북도는 공석이던 오창산단관리공단의 전무이사 자리에 지난 5월 도청 공무원 출신 A씨를 임명했다. A씨는 도청 토목직 출신으로 첨단산업과 상업 등이 연계된 '과학지식산업복합센터' 사업과는 거리가 있는 인물로 볼 수 있다.

앞서 공단은 조직개편을 통해 전무이사 자리를 공석으로 두려고 계획했다.

그러나 충북도는 관리·감독 권한을 앞세워 공단측과 논의 없이 전무이사 임명을 결정했다. 문제는 정관상 공단의 전무이사 임명은 이사장의 고유권한이라는 점이다.

공단과 도는 전무이사 임명 관련 문제 봉합을 위해 논의, A 전무이사의 출근이 결정됐다.

진통 끝에 출근한 A 전무이사는 파로스시티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단측과 끊임 없이 마찰을 빚었고, A 전무이사와 공단측의 마찰은 공단과 충북도의 갈등으로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A 전무이사가 공단과 충북도 사이에서 가교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됐지만, 파로스시티 사업은 6개월 간 제자리걸음에 머물렀다. 올해 안에 착공할 것이란 예상은 불가능해 보인다.

파로스시티 사업이 표류하는 상황에서 A 전무이사는 지난 23일 사직서를 제출, 공단을 떠났다.

'A 전무이사 6개월' 간 파로스시티 사업이 단 한 걸음도 진척되지 못한 것을 놓고 지역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오창 지역 주민 B씨는 "파로스시티는 지금 당장 첫삽을 떠도 수 년 후 완공인데, 지지부진 무얼 하는 작태인지 모르겠다"며 "충북도와 공단 등 유관기관의 협조로 하루라도 빨리 사업이 추진돼 주민들이 즐길만한 장소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역 경제인들은 충북도의 지나친 간섭을 지적하며 사업 방향에 대한 설명을 요구하고 있다.

한 경제인은 "충북도는 파로스시티 사업에 '태클'을 걸 게 아니라 뒷심이 돼야 한다"며 "불필요한 규제를 철폐하고 혁신을 통해 성장할 생각을 해야지 사사건건 '내 집 들여다 보듯' 살펴보고 지적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충북도는 이번 사태로 인해 낙하산 인사를 통해 기관을 길들이려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충북도가 진정한 관리·감독 기관이라면 현재까지의 상황이 어떻게 된 것이며, 향후 어떤 식으로 사업을 추진할 것인지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 성홍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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